비바람 속 판교역 600명 집결…카카오, 창사 이후 첫 파업 위기[현장+]

전국화학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20일 정오께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의 노조 조합원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성의 카카오지회 부지회장은 "이날 오전11시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5개 법인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며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향후 구체적인 투쟁계획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는 2차 조정회의를 앞두고 있어 아직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앞서 카카오 노사는 18일 열린 조정절차에서 6시간 가까이 토론한 결과 조정기일을 이달 27일로 연장하고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이번 결의대회에서 카카오 노조는 4대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는 △경영쇄신 및 책임경영 △고용안정과 공동체 안전망 구축 △공정한 성과보상과 이익분배 △보편적 노동환경과 복지체계 구축 등이 골자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임금협약 교섭과는 별개지만 결국 공동요구안 역시 카카오의 제대로 된 경영환경 구축을 촉구하는 문제로 수렴된다"며 "공동요구안은 조합원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한 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사 간 교섭 결렬에는 성과급을 포함한 보상체계 개편에 대한 이견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교섭에서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투입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노조의 요구안을 지난해 카카오 영업이익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13~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연구개발(R&D)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한 재원 할당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5% 수준인 성과급 요구'에 대해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체계는 교섭과정에서 논의된 여러 방안 중 하나였으며 회사가 먼저 영업이익의 10%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18일 노사가 조정기한을 연장하기로 합의한 만큼 남은 기간에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본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 법인은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향후 그룹 전체의 단체행동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카카오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파업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