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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중국,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달러 제재망에 맞서다

중국,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달러 제재망에 맞서다
서울 명동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명동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은 미국의 금융 제재 대상이 되면 무역 참여권을 잃는다. 중국은 자국 정유사 제재에 맞서 제재 차단 명령을 발동했다. 달러 질서와 중국의 반제재 법질서가 충돌하기 시작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정유사들에 금융 제재를 부과하자 중국이 정면으로 맞섰다. 사상 초유의 사태다. 그동안 제재에 항의 정도로 그쳤던 중국이 이번에는 자국 기업들에게 미국 제재를 따르지 말라고 명령한 것이다.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떠받쳐온 제재 시스템에 중국이 파열구를 내기 시작했다.

국제법으로 미국이 제재하면 따라야 한다고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 역시 외국 기업의 거래까지 막을 공식적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미국은 국내 법률의 발동만으로 해외 국가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이를 미국의 역외 관할권이라 부른다.

당신이 스마트폰의 은행 앱에서 다른 은행 계좌로 돈을 보낸다고 가정하자. 이는 나의 계좌에서 돈을 빼서 다른 은행 계좌로 보내라는 지급 지시다. 곧이어 화면에는 이체 완료라는 알림이 뜬다. 당신의 계좌에서는 돈이 줄고, 다른 은행 계좌는 돈이 늘어난다. 그러나 사실은 은행 장부의 숫자만 바뀐 상태에 그친다. 은행은 영업 마감 시간 전까지 다른 은행에 돈을 실제로 넘겨야 한다.

은행들은 중앙은행에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중앙은행 내의 계좌에서 돈을 빼고, 다른 은행 계좌에는 돈을 더하는 것으로 최종 결제가 완료된다. 다만 현실에서 이 최종 결제는 거래 건별로 이뤄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다양한 명목으로 송금했을 터이다. 반대 방향의 송금도 수없이 이뤄졌을 것이다. 이 거래들을 모두 모아 어느 은행이 어느 은행에 최종적으로 얼마를 줘야 하는지 계산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오늘 하루 동안 많은 사람이 다른 은행 계좌로 송금했다고 치자. 이 지급 지시들은 은행 간 공동망으로 입력된다. 이 망을 관리하는 금융결제원은 금액들을 상계해서 어느 은행이 어느 은행에 얼마를 지급하면 되는지 계산한다. 이 작업을 청산이라고 부른다.

청산 결과에 따라 중앙은행에 개설된 은행 계좌에서 돈이 이체된다. 이에 섞여 당신의 송금도 최종 결제로 마무리된다. 주목할 점은 개인과 기업의 일상적인 원화 계좌 이체에서는 지급 지시들이 금융결제원의 공동망을 통해 청산된다. 은행 간 최종 결제는 중앙은행에 있는 은행들의 계좌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당신이 지급 지시를 보내도 은행이 따르기를 거부하거나 혹은 그 지시가 금융결제원 공동망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신은 한국의 은행에서는 단 1원도 금융거래를 할 수 없는 신세가 된다. 제재의 결과다.

지금까지 설명한 한국 내 청산·결제 시스템의 원리는 국제통화 체제로도 확장된다. 대부분의 국제 거래는 미국 달러로 이뤄진다. 달러 결제의 원리는 한국 내 원화 결제와 거의 비슷하다. 지급 지시가 오가고, 은행들 사이에 받을 돈과 줄 돈이 계산되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장부에서 최종 결제된다.

미국 외 국가의 업체들은 이 달러 시스템을 간접적으로 이용한다. 한국 업체가 중국 업체에 달러를 상품 매입 대금으로 보낸다고 치자. 한국 업체의 주거래은행은 한국의 은행이고 중국 업체의 주거래은행은 중국의 은행이다. 이들은 미국에 대리인을 둔다. 한국 은행은 뉴욕에, 중국 은행은 뉴욕에 각각 달러를 예치한 계좌가 있다고 치자.

한국 업체의 요청을 받은 한국 은행은 뉴욕에 있는 대리인에게 내 달러 계좌에서 돈을 빼내 중국 은행의 대리인 계좌로 이체하라는 지급 지시를 보낸다. 국제 거래에서는 주로 스위프트라는 은행 간 국제 통신망을 통해 전달된다. 다만 스위프트엔 청산 기능이 없다.

뉴욕의 대리인은 한국 은행의 지급 지시를 받아 중국 은행의 대리인 계좌로 돈을 이체한다. 미국 대형 민간 은행들이 구성한 은행 간 공동망에서 미국 은행들이 주고받을 달러 금액의 청산이 이뤄진다. 청산의 결과는 연준 내에 있는 미국 은행들의 계좌를 조정하는 것으로 최종 결제된다.

이로써 국제 거래는 상업 이슈에서 권력의 문제로 전이된다. 미국 정부가 특정 국가나 기업의 달러 결제를 막으면, 그들은 단 1달러짜리 해외 상품도 구입할 수 없는 신세로 전락한다. 그 수단이 바로 경제 제재다.

미국은 해외 국가나 기업에 직접 명령을 내릴 필요가 없다. 미국 재무부가 특정 국가나 기업, 은행을 제재 대상으로 등재하기만 하면, 미국 기업과 제재 대상 사이의 거래는 불법화된다. 미국 은행은 자행 계좌에 예치된 제재 대상의 달러 자금이 어떤 거래에도 활용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제재 대상은 미국 은행 계좌에 있는 자신의 돈으로 거래를 하기는커녕 인출할 수도 없다. 문자 그대로 달러 결제망에서 퇴출되는 것이다. 더욱이 제재는 전염된다. 미국 재무부는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이나 은행까지 제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은행뿐 아니라 달러 결제에 노출된 전 세계 모든 은행이 제재 대상과 그 자회사, 이들과 직간접으로 거래한 다른 업체들을 샅샅이 뒤져 스스로 차단하는 자체 검열을 가동시킨다. 국제 결제망에서 미국의 제재는 그 대상에 대한 단

출처: 시사IN https://n.news.naver.com/article/308/0000038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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