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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0만원 넘던 주식인데…주총 앞두고 꺼낸 카드에 '시끌'

200만원 넘던 주식인데…주총 앞두고 꺼낸 카드에 '시끌'

한때 200만원을 넘던 고려아연 주식이 10만원대 '국민주'로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고려아연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 액면분할 안건을 올리기로 하면서다.

고려아연은 4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 3월 정기주총에 액면분할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의했다. 분할 비율과 기준일은 주총 전 이사회에서 정한다.

보유 자사주 47만9,737주 가운데 24만6,665주(51.4%)를 내년 1월 소각하고, 3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5,000원을 지급하는 방안도 확정했다.

●고려아연, 반대 명분 사라지자 '역공'

액면분할은 원래 고려아연이 먼저 추진한 안건이다.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가결됐지만, 영풍·MBK가 결의 취소 소송을 내면서 법원 결정으로 효력이 멈췄다.

이후 영풍·MBK는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주식을 10분의 1로 쪼개자는 주주제안을 냈다.

회사는 "대법원 판단을 앞둔 상황에서 동일 안건을 다시 올리는 것은 억지"라며 반대했고, 안건은 부결됐다.

영풍·MBK는 "현 경영진이 액면분할을 원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며 공세를 펴왔다. 다만 8월 영풍·MBK가 소송을 스스로 취하하면서 회사가 내세운 반대 명분이 사라졌다.

고려아연은 약 3개월 만에 액면분할 안건을 직접 올렸다. 시점도 계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주제안은 통상 주총 직전인 2월에 몰린다. 그보다 앞서 회사가 안건을 확정하면서, 영풍·MBK가 같은 카드를 다시 꺼낼 여지를 없앴다.

●이익 반토막…'투자 단계' 설득 필요

3분기 실적은 이번 결정의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고려아연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3% 늘었다.

107개 분기 연속 영업흑자도 이어갔다. 다만 영업이익은 1,417억원으로 48.2% 줄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본사만 따로 본 별도 영업이익이 2,243억원으로 연결 실적보다 800억원 이상 많다는 점이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 감소율이 4.6%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본업은 선방했지만 자회사 쪽에서 이익이 깎였다는 의미다.

회사는 금속 가격과 환율 하락에 더해 미국 테네시주 핵심광물 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초기 투자 비용을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 정부 등과 함께 약 74억달러, 약 10조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9월 미 연방정부의 최종 환경평가를 통과했다.

대형 투자의 비용이 성과보다 먼저 반영되는 구간에 들어선 셈이다.

주총을 앞둔 회사로서는 주주들에게 지금은 투자 단계라고 설득해야 하는 시점이다.

실적 발표와 함께 자사주 소각, 분기배당, 액면분할을 한꺼번에 발표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측은 "게르마늄 본격 생산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면 수익성도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액면분할은 양측 모두 필요성을 인정한 안건인 만큼 통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주주환원을 둘러싼 양측의 차별점은 사실상 사라진다.

고려아연은 소송이 정리되면 바로 추진하겠다던 약속을 지킨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영풍·MBK로서는 자신들 제안을 부결시킨 회사가 같은 안건을 회사 이름으로 올린 셈이다. 액면분할 공을 주장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판을 바꿀 수 있는 건 과반으로 결정되는 이사 선임이다. 9월 임시주총 이후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회장 측 12명, 영풍·MBK 측 7명으로 구성됐다.

내년 3월에는 9명의 임기가 끝난다. 남는 이사는 최 회장 측 6명, 영풍·MBK 측 4명이다. 영풍·MBK가 9석 중 6석만 가져가도 이사회 과반이 뒤집힌다.

지분에 비례해 이사 자리가 나뉘는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는 만큼, 투표율 몇 %가 한 석을 가를 수 있다.

영풍·MBK가 집행임원제를 다시 꺼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집행임원제는 이사회는 감독만 하고 실제 경영은 별도의 집행임원이 맡는 제도다.

다만 특별결의 사안이라 회사가 반대하면 통과가 어렵다. 통과 자체보다는 지배구조 개선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메시지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 주가는 올해 2월 한때 218만8,000원까지 치솟았지만, 10월 83만6,000원까지 밀렸다. 최근에도 1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며 고점 대비 절반 이상 빠진 상태다.

10분의 1로 나눈다면 주당 10만원 안팎으로 낮아져 개인 투자자의 진입 문턱은 크게 낮아진다.

다만 액면분할 자체는 기업가치를 바꾸지 않는다. 주가 상승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2018년 삼성전자는 50대 1 액면분할 이후 반도체 업황 둔화가 겹치며 1년 새 주가가 14.5% 하락했다.

대신 소액 주주는 2017년 말 14만명에서 2018년 말 75만명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주가보다 주주 구성을 바꾼 셈이다.

고려아연에서 주목할 부분도 이 대목에 있다는 지적이다. 액면분할을 해도 모든 주주의 주식이 같은 비율로 늘어나기 때문에 지분율은 변하지 않는다.

달라지는 건 주주의 수와 구성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고려아연 소액주주는 5만5,934명, 지분율은 14.17%다.

개인 투자자가 늘고, 올해 정관에 도입된 전자 주주총회까지 더해지면 소액 주주 의결권 행사도 한층 쉬워진다.

다른 주요 주주의 향방도 변수다. 반기보고서 기준 미국 합작법인 크루서블JV(10.59%), 국민연금(5.44%), 현대차그룹 계열 HMG글로벌(5.01%) 등이 주요 주주다.

특히 크루서블JV는 단일 주주로는 영풍 측 YPC(25.21%) 다음으로 지분이 많다. 표 대결이 소액 주주와 중립 주주의 표심 경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출처: 한국경제TV https://n.news.naver.com/article/215/000127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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