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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불안 가시기도 전에 유가 '쇼크'…다우 1.23% 급락[월스트리트in]

AI 불안 가시기도 전에 유가 '쇼크'…다우 1.23% 급락[월스트리트in]

나스닥 0.2%↓…기술주 매도 진정에도 대부분 업종 약세

브렌트유 4월 이후 최고…이란 재공격 우려에 물가 불안

美10년물 금리 5% 재돌파…AI 투자 자금조달 부담 여전

"11월 중순까지 위험자산 경계"…빅테크 실적·연준 주목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투자 거품 우려에 이어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또 다른 악재에 직면했다. 전날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나타났던 매도세는 다소 진정됐지만, 이번에는 중동 확전 우려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하락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 막대한 AI 투자에 따른 자금조달 부담과 고유가발 인플레이션 위험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52.82포인트(1.23%) 하락한 5만2215.1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2% 내린 7623.68에, 나스닥종합지수는 0.21% 떨어진 2만5955.34에 각각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5%, 0.7% 하락했다. 반면 다우지수는 이날 하락에도 이번 주 0.4% 상승했다.

AI 매도세 잦아들자 이번엔 유가 급등

이날 시장의 가장 큰 부담은 국제유가였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3.55달러(3.14%) 오른 배럴당 116.72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다. 장중에는 117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3.82% 상승한 배럴당 103.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음 달 3일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원유 공급 불안을 자극했다. 이란도 재공격 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까지 겹치면서 중동산 원유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유세에서 이란을 상대로 또 다른 군사작전을 벌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구체적인 시기나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중동의 군사적 긴장을 둘러싼 시장의 경계감은 이어지고 있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웠다. 전날 안전자산 선호로 급락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다시 5%를 넘어섰다. 오후 4시 39분 기준 5.001%로 전 거래일보다 4.8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주식의 상대적 투자 매력도 낮아질 수 있다.

블룸버그의 마이클 볼 거시경제 전략가는 “유가 상승이 신용시장 불안을 제치고 S&P500지수를 지탱해 온 업종 간 순환매의 최대 위협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S&P500 에너지업종은 2.5% 넘게 상승하며 사상 최고 수준에 올랐다. 반면 필수소비재와 금융, 산업재 등 대부분 업종은 하락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전 세계 인력의 약 5%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3% 넘게 떨어지며 다우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4월 23일(현지시간) 스위스 크레시에에 위치한 자국 유일의 정유시설인 크레시에 정유공장의 모습 (사진=로이터)

기술주 반등에도 AI 투자 불안은 여전

전날 급락했던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2.5%, AMD는 1.7%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소폭 올랐다. 반도체주 전반의 매도 압력도 완화됐다.

하지만 기술주가 안정됐다고 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대형 기술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차입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맨그룹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시장전략가는 로이터에 “AI 투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내년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되는 자금이 지금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장의 움직임은 AI 관련주에 지나치게 집중된 투자자들에게도 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넥스웰스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컵슨은 인기 투자 테마일수록 시장 심리가 돌아설 때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질적인 교훈은 성장주 투자를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투자 테마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포트폴리오를 지나치게 지배하게 됐는지 점검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주 전반을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아르젠트캐피털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은 CNBC에 최근 2주간 투자자들이 기술주와 데이터센터 수혜주에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종목으로 빠르게 이동했지만 이런 움직임도 한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발표된 기술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하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다시 주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AI 애플리케이션 모습 (사진=AFP)

“11월 중순까지 경계”…연준·빅테크 실적이 분수령

월가에서는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11월 중순까지 전술적으로 위험자산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와 국채금리, 달러 가치가 함께 하락하는 흐름을 예상했다.

다만 모든 전문가가 증시의 추가 하락을 전망하는 것은 아니다. UBS 최고투자책임자실의 울리케 호프만부르하르디는 “최근 시장 움직임이 견조한 기업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AI 수요가 여전히 강하고 지정학적 불안만으로 투자 전반을 방어적으로 전환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다음 주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과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연준은 오는 28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유가 상승으로 물가 부담이 다시 커진 상황에서 연준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어떤 신호를 보낼지가 관심사다.

핌코의 티퍼니 와일딩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를 웃돌고 있지만 상승세가 가속화되는 상황은 아니라며, 연준이 신중하게 정책을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 실적도 중요한 변수다. 다음 주에는 S&P500 기업의 약 3분의 1이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특히 알파벳과 MS, 아마존 등 AI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인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지출 전망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3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2% 넘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 실적의 견조한 성장세가 AI 투자 부담과 고유가에 따른 불안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향후 증시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다.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표지판 (사진=AFP)

출처: 이데일리 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6395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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