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북 지뢰 제거' 장병 안전이 숙제…우크라이나는 로봇으로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약식 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군이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이남의 북한군 지뢰지대 제거에 나섰지만 장병 안전이 숙제로 떠올랐다. 지난달 육군 25사단 장병들이 다친 지뢰 폭발 사고가 매설 위치를 모르는 미확인 지뢰지대에서 난 만큼 사람이 직접 들어가 수색하는 방식으로는 사고가 되풀이될 수 있어서다. 그 대안으로 한 전문가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으로 로봇을 옮겨 지뢰를 폭파하는 '비발디 작전'을 꼽는다. 다만 미확인 지뢰지대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6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날 진행된 지뢰 제거 작전을 두고 "우리 DMZ 역사상 사실 처음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우리 군은 우리 국가 안보를 위해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 작전에 대해선 "합참(합동참모본부)과 유엔군사령부(유엔사)가 상황을 평가하며 작전을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합참은 5일 25사단 관할 DMZ에서 지난달 21일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가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 때문이라는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군은 같은 날 낮 12시51분쯤 유엔사가 정전협정 위반으로 인정한 북한군 지뢰지대를 제거했다. 권대원 합참 차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작전의 목적은 북한이 MDL 이남에 설치한 지뢰지대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군의 MDL 월선이 잦아지면서 제거 대상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군이 식별한 북한군 월선 횟수는 2024년 9회에서 지난해 17회로 늘었고 올해는 50여회에 이른다. 김성윤 합참 정보분석처장도 전날 브리핑에서 북한군의 지뢰 매설 추정 지역이 MDL 이남에 여러 곳 식별됐으며 북한군이 평균 20여m 남쪽까지 내려왔다고 했다. 군은 북한이 지뢰를 스스로 제거하지 않으면 이들 지역도 조사한 뒤 제거할 방침이다.
문제는 제거 작업에 나서는 장병들의 안전이다. 이번 사고는 유엔사 요청으로 북한군 지뢰 매설 추정 지역을 수색하기 위한 사전 작업 중 일어나 장병 2명이 중상을,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고 뒤 현장 조사에서도 장병들은 같은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군은 무인 로봇 투입을 검토했지만 사람 키보다 높게 자란 수풀 때문에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장병들이 보호구를 착용한 채 직접 지뢰를 탐지하고 풀을 베며 나아가야 했다. 군은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에 걸친 공동 조사 끝에야 사고 당시 1·2차 폭발 지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13여단 '카르티아' 소속 군인들이 지난해 12월10일(현지시각) 하르키우주에서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사람이 직접 들어가지 않고도 지뢰를 제거할 방법으로 우크라이나군의 비발디 작전이 주목받는다. 이 작전은 드론과 로봇을 연계한 전술로 지뢰 제거에서도 효과를 냈다. 드론이 지뢰를 찾고 로봇이 이를 폭파하는 방식이 핵심이며 로봇이 지상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드론이 로봇을 목표 지점에 내려놓아 폭파한다. 실제로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은 이 작전으로 도네츠크주 샨드리홀로베 방면에서 이틀 밤 만에 30㎞ 구간의 이동로를 열었고 이 지역의 대인지뢰 60%를 제거했다.
육사 출신 예비역 중령인 조상근 카이스트 교수는 동행미디어
와의 통화에서 "발상의 전환을 하면 인명 피해 없이도 가능하다"며 "우크라이나는 비발디 작전에서 드론으로 로봇을 공중 강습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물을 뚫고 지상으로 가면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드론으로 로봇을 목표 지점에 바로 가져다 놓고 정밀 자폭시킨 것"이라며 "유엔사 승인만 난다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봇을 공중으로 옮기면 이론상 이번 사고 현장처럼 수풀이 우거져 지상 장비가 들어가기 어려운 곳에서도 장병을 투입하지 않고 정밀 폭파할 수 있다. 다만 지뢰지대가 이미 식별된 곳과 달리 미확인 지뢰지대를 찾을 때는 장비만으로는 어렵고 여전히 예초 등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도 "기본적으로 장비가 들어가도 사람이 최종적으로 확인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며 "DMZ 지역이기 때문에 장비 운용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반발과 모호한 MDL도 작전의 변수다.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뒤 2024년부터 MDL 이북에서 ▲지뢰 매설 ▲철책 설치 ▲대전차 방벽 건설 등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이어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2일 MDL을 남북이 함께 확인·측정하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제안마저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망상이고 일방적인 넋두리"라고 일축하며 회담이 아닌 '힘의 사용'으로 경계선을 긋겠다고 했다.
정전협정 당시 설치한 표지판 약 1290개 가운데 현재 확인 가능한 것은 200여개 수준이어서 경계선 자체가 모호하다. 제거 작업 중 북한이 자신들이 설정한 MDL을 우리 군이 넘었다며 위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국방부는 MDL 문제를 먼저 풀어야 지뢰를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MDL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명예교수는 "MDL은 자로 대듯 선을 명확하게 하기 어려워 애매한 측면이 있다"며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유엔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가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25사단 DMZ 작전간 지뢰 폭발상황 관련 합참 합동 현장조사 TF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이날 수행된 MDL 이남 북한군 지뢰 제거 작전의 영상을 캡처한 모습./사진=뉴스1
출처: 동행미디어 시대 https://n.news.naver.com/article/417/0001160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