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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北 초강수에 1년 4개월 만에 남북 관계 '원점 회귀' 위기

北 초강수에 1년 4개월 만에 남북 관계 '원점 회귀' 위기
20일 경기도 파주시 자유로에서 바라본 북한 지역에 확성기가 보이고 있다. 2026.10.20 ⓒ 뉴스1 김명섭 기자
20일 경기도 파주시 자유로에서 바라본 북한 지역에 확성기가 보이고 있다. 2026.10.20 ⓒ 뉴스1 김명섭 기자

김여정, 대남 확성기 '가동 상태 들어갈 것' 예고…방송 재개 '초읽기'

전문가들 "조건부 압박 성격"…MDL 경고사격 갈등에 우발적 충돌 우려

20일 경기도 파주시 자유로에서 바라본 북한 지역에 확성기가 보이고 있다. 2026.10.20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가장 예민한 사안 중 하나인 '대남 확성기' 방송을 곧 재개하겠다면서 남북 관계를 '원점'으로 회귀시킬 초강수까지 꺼내 들었다. 접경지에서의 확성기 방송이 실제 재개되면, 지난해 6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남북 간 긴장이 가장 크게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21일 담화에서 "10월 중으로 대한국(남) 심리전 확성기가 전 국경선에서 가동 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최근 지속적으로 MDL 일대에서의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문제 삼았다.

군은 북한이 MDL 일대에서 '남북 단절'을 위해 장벽과 철책을 세우고 지뢰를 매설하는 '국경선 요새화' 작업 과정에서 북한군 병력이 MDL에 필요 이상으로 근접하거나 무단으로 MDL을 넘을 경우 경고방송에 이어 경고사격을 진행 중이다. MDL을 넘거나 MDL 일대에서 '경계 작전' 이외의 군사적 활동을 하는 것은 정전협정 위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부장은 자신들의 행위는 '주권 행사'이며, 우리 군의 대응이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입장으로 보인다. 이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때 이후 남북이 MDL 관련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현재 서로가 주장하는 MDL의 위치가 다른 탓이다.

김 부장은 지난 19일 담화에서 처음으로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이날엔 곧 확성기가 '가동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정부 때 북한은 '소음방송'으로 불린 대남 확성기 방송을 통해 '귀신 소리'나 비명 소리와 같은 정체불명의 소리를 새벽 시간을 포함해 수시로 송출했다. 이 같은 방식의 북한의 대남 방송은 처음이었는데, 당시 우리 측 접경지 주민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한 증세를 겪는 등 큰 유·무형의 피해를 입은 바 있다.

김 부장이 우리 군의 활동에 대한 '대응책'으로 대남 확성기 방송을 꺼낸 것은 이처럼 지난 '소음방송'이 큰 효과가 있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대북 조치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도록 갈등을 유발하겠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

실제 방송 여부 아직 불확실…우리 군 활동 및 여론 위축 의도

군은 김 부장이 언급한 '가동 상태'가 실제 방송을 의미하는지, 즉각적인 방송이 가능한 '준비 상태'를 의미하는지를 대북 동향을 살피며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즉각적인 방송 재개보다는 남측의 대응을 압박하기 위한 조건부 경고를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당장 방송을 하겠다는 의미라기보다 우리 군의 경고방송이나 경고사격이 북한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으로 계속될 경우 대남 소음방송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이라며 "우리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맞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위축시키기 위해 우리 측에 공을 넘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가동 상태'에는 모든 준비를 끝내겠다는 의미와 실제 방송에 나설 가능성이 모두 담겨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조건부'라는 점으로, 우리 측의 동향에 따라 북한의 확성기는 '가동 준비 상태'에만 머무를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대북 확성기 중단 1년 4개월 만에 긴장 재고조…北, 남측에 선택 압박

남북 간 확성기 방송은 남북 관계를 평가하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6월 출범 직후 윤석열 정부가 시행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관련 시설 철거에 나서는 등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 북한 역시 대남 소음방송을 중단하면서 접경지역은 물론 남북 관계 전반에 긴장 완화 분위기가 조성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 가능성을 높이는 조치를 이어가면서, 당시의 긴장 완화 조치가 다시 원점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번 갈등은 MDL을 둘러싼 남북 간 인식 차이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더욱 복잡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북이 '협상' 없이 각자의 MDL만 주장할 경우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긴 힘들어 보인다는 점에서다.

북한이 실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경우 우리 정부의 대응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 대북정책의 상징적 조치였던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을 스스로 되돌리는 것은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군은 아직 대북 확성기 방송의 재개를 '대응 방안'으로 상정하진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영승 합동참모의장은 최근 전방지역 시찰 때 'DMZ 주도권 작전'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와 관련한 추가적인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국경선 요새화' 의지 강한 北…김여정, 직접 현장 시찰 나서기도

북한의 강경 행보에는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빠르게 끝내야 한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장은 이날 오전 박정천 국방성 고문과 이례적으로 MDL 인근 국경선 요새화 작업 현장을 찾아 현장을 시찰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장은 "국가수반(김정은)은 영토주권 행사에 있어 한 치의 양보도 없어야 하며 적대국가와의 국경선을 가장 영구적인 선으로 만들 것을 명령했다"라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또 "국경이 영구화되면 이 지역에서의 군사적 충돌 위험성은 의심할 바 없이 해소될 것"이라며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역설적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냈다.

김 부장이 '군사 작전' 차원에서 MDL 인근을 찾은 것은 처음으로 파악된다. 그만큼 북한이 '요새화'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구상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우리의 입장에선 MDL을 '북한이 주장하는 선'으로 인정해야 하고, 외교적으로는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평화 공존이라는 정책 기조를 취소해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역설적 평화' 방안을 인정하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일각에선 남북 간 직접 소통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엔군사령부를 통한 군사적 충돌 방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한국과 유엔사가 먼저 협의한 뒤 유엔사와 북한 간 장성급 회담을 추진하고, 필요할 경우 남북과 유엔사가 참여하는 3자 협의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출처: 뉴스1 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9242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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