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희대 국조’에 李 파기환송 사건 포함 시사… 재판 개입 논란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앞)가 29일 국회에서 당 정책조정회의가 열리는 회의실에 입장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에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과정을 포함할 방침을 내비쳤다. 국정조사를 통해 파기환송 판결을 포함한 이른바 ‘5대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 필요성을 거론한 것. 다만 국정조사 대상에 파기환송이 포함될 경우 재판 개입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범여권 강경파는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2배수 이상 제청토록 의무화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을 거부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헌법에 명시된 대법원장 제청권의 박탈이고 명백한 위헌”이라며 반발했다.
● ‘조희대 국조’ 추진 與, 李 대통령 재판 파기환송 과정 겨냥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천준호 의원은 29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를 추진한다”며 조 대법원장과 관련한 의혹을 열거했다.
천 의원은 “조 대법원장은 앞으로 있을 국정조사에서 국민의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며 파기환송 판결과 대법관 제청 논란, 업무추진비 집행, 12·3 비상계엄 당시 대법원의 대응, 김건희 여사 재판 지연 등을 국정조사로 밝혀야 할 조 대법원장 관련 의혹으로 지적했다.
특히 천 의원은 “지난해 대선 직전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당시 후보의 선거법 사건을 유례없는 초단기 심리로 파기환송했다”며 “국민의 대통령 선출권을 사실상 빼앗으려 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조 대법원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민주당이 ‘대선 개입’으로 규정해온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파기환송 판결을 정조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정조사 대상에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다음 달 5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하고 이어 다음 달 중순 조사 대상 등을 담은 국정조사 계획서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국정조사 대상에 파기환송 판결이 포함되면 재판 개입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은 국정조사가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파기환송 이후 서울고법에 계류 중인 이 대통령 파기환송심은 재판부 결정으로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민주당은 아직 국정조사 대상을 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성회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파기환송 과정 등이 조사 범위에 포함되는지에 대해 “그런 내용들을 논의는 하겠지만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 범여권 강경파 ‘대법관 후보 2배수 제청’ 발의… 野 “삼권분립 붕괴”
범여권 강경파 의원들이 전날 국회에 제출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두고도 논란이 불거졌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 11명이 공동 발의한 개정안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때 2배수 이상을 제청하도록 명시했다. 이들은 제안 설명에서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 중 1명만을 제청할 수 있어 대통령과 국회의 대법관 임명 및 동의 과정에서 실질적인 선택의 여지가 제한되고 대법관 인선에 관한 권한이 대법원장에게 집중되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와 조 대법원장의 거부 이후 교착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약화하고 대통령의 임명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사법부가 행정부의 정치적 식민지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삼권분립을 붕괴시키려고 작정한 것”이라며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대법관을 배수로 제청해야 한다면 이는 대법원장이 가진 제청권의 일부를 포기하고 대통령에게 헌납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자기 재판의 재판관을 마음대로 고르고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제도적으로 깔아주겠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