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 1000억 원으로 확대…국회 “부의 재분배 기능 약화 우려”

공제액 400억~600억 원 사례 661건 중 12건
악기도매업은 공제 대상·소매업은 제외…업종별 형평성 논란 지적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추진하는 가업상속공제 한도 상향이 상속세의 부의 재분배 기능을 약화시키고 조세 역진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국회 지적이 나왔다. 공제 한도를 높여도 실제 혜택을 받는 기업이 많지 않아 실효성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5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지난달 말 작성한 조세분야 법률안 검토보고서에서 가업상속공제 한도 확대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정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30년 이상 가업을 영위한 기업의 상속공제 한도를 현행 6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높이되, 해당 요건을 50년 이상으로 강화했다. 10년 이상 20년 미만 기업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20년 이상 30년 미만 기업의 한도는 400억 원에서 경영 연수에 20억 원을 곱한 금액으로 바꾸기로 했다. 사후관리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재경위는 이번 개편으로 장수기업의 가업승계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부작용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공제 한도를 현행 6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확대하는 것은 고액자산가에 대한 세부담을 추가적으로 완화함으로써, 상속세의 부의 재분배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공제 대상이 중소기업과 매출액 5000억 원 미만 중견기업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한도를 추가로 높여도 혜택을 받는 기업은 많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2023년 공제 한도가 500억 원에서 600억 원으로 확대된 이후 공제액이 400억~600억 원인 사례는 전체 661건 중 12건에 그쳤다.
업종별 형평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악기 도매업은 공제 대상에 포함되지만 악기 소매업은 제외되는 등 유사 업종 간 차이가 발생해 업종 선정의 타당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경위는 자녀 세액공제를 종료하고 재정지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지원 안정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