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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갓바위 부처님, 꽉 막힌 운 좀 틔워주세요!" [대구 야호! 팔공산 개운산행]

"갓바위 부처님, 꽉 막힌 운 좀 틔워주세요!" [대구 야호! 팔공산 개운산행]
'팔공산 개운산행' 참가자들이 눈을 감고 손을 맞대며 서로의 기운을 나누고 있다.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맞닿은 '연리지'를 형상화한 프로그램이다.
'팔공산 개운산행' 참가자들이 눈을 감고 손을 맞대며 서로의 기운을 나누고 있다.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맞닿은 '연리지'를 형상화한 프로그램이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팔공산국립공원·월간산이 함께한 ‘팔공산 개운산행’

'팔공산 개운산행' 참가자들이 눈을 감고 손을 맞대며 서로의 기운을 나누고 있다.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맞닿은 '연리지'를 형상화한 프로그램이다.

"혼자 참여해서 처음에는 프로그램들이 조금 부담스럽고 어색했는데, 막상 하나씩 경험해 보니 생각보다 너무 즐거웠어요. 처음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팀을 나눠 모르는 분들과 함께 힘을 모아 응원과 기쁨을 나누던 시간들이 의미 있었어요. 무엇보다 모두가 함께하는 여유로움이 참 좋았습니다."

"너무 알차고, 하루 다녀왔지만 많은 것들 담고 채워가서 많이 얻어가요. 그리고 갓바위 들머리 날머리 코스 다른 거 최고의 선택! 두 코스 다 느낄 수 있어 행복했어요. 다음에 오더라도 이렇게 올 것 같아요."

9월 12일 토요일, 대구에서 '팔공산 개운산행' 행사가 열렸다. 천년고찰 동화사의 고즈넉한 숲길을 걷고, 간절한 소원 하나는 꼭 들어 준다는 갓바위에 올라 막힌 운을 틔우고 기운을 채우자는 취지의 행사다. 이번 행사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과 팔공산국립공원, 월간산이 공동으로 추진했다. 월간산 SNS를 통해 참가자 20명을 모집했다.

동화사 산책에 앞서 팔공산분수대 광장에서 체조를 하며 몸을 풀고 있다.

서울에서 대구까지 약 4시간을 이동한 참가자들을 배려해, 팔공산국립공원의 준비운동으로 전체 일정이 시작됐다. 장시간 버스 탑승에 지친 참가자들은 팔공산분수대광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산행을 준비했다.

"동화사의 원래 이름은 유가사였어요. 한겨울에도 오동나무가 상서롭게 피었다고 해서 동화사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동화사 경내에 들어서자 문화해설사의 설명이 시작됐다. 이어 봉서루에 도착하자 봉황과 얽힌 동화사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봉서루 앞에는 세 개의 봉황 알이 있습니다. 여섯 번 쓰다듬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동화사 대웅전 앞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참가자들은 순서대로 봉황 알을 쓰다듬으며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봉서루 지붕 가운데 청기와 보이죠? 임금님과 관련 있거나 나라를 지킨 호국사찰에만 청기와를 얹을 수 있었어요."

지붕을 살피던 참가자들이 청기와를 발견하고 감탄을 터뜨렸다. 팔공산에서 가장 큰 사찰답게 주말 아침부터 경내는 사람들로 붐볐고, 참가자들은 스님들이 예불을 올리는 모습을 경건하게 지켜보기도 했다. 33m 높이의 통일약사여래대불 앞에 다다르자 모두 그 압도적인 규모에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이후 고즈넉한 숲길을 따라 일주문인 봉황문으로 내려왔다.

팔공산에서 자생하는 네 가지 식물의 이름을 따 팀을 나눴다.

동화사를 둘러본 참가자들은 갓바위 자생식물원으로 이동해 팔공산국립공원에서 준비한 점심 도시락과 간식을 먹었다. 네 팀으로 나뉘어 도란도란 식사를 마친 뒤, 본격적인 갓바위 산행에 나섰다. 산행 진행은 숲해설사 자격증을 보유한 월간산 신준범 기자가 맡았다.

참가자들은 팔공산에서 자생하는 네 가지 식물의 이름을 딴 진달래팀, 단풍나무팀, 소나무팀, 신갈나무팀 하나씩 나누어 걸었다.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팀별로 즉석에서 사(삼)행시를 만들어 발표했다.

진달래팀: "진 진심으로 / 달 달리자 / 래 내일도!

단풍나무팀: "단 단풍나무 / 풍 풍경 보며 / 나 나는 오늘도 정상까지 / 무 무조건 간다!"

소나무팀: "소 소나무처럼 굳건하게 / 나 나는 오늘도 정상까지 / 무 무조건 간다!"

신갈나무팀: "신 신발끈 동여매고 / 갈 갈 수 있는 데까지 간다 / 나 나랑 같이 오를 사람 / 무 무조건 출발!"

나무 동작을 취한 참가자들. 이날 하루 참가자들은 나무가 된다.

숲길을 걸어 땀이 조금 날 만 하자 공터에서 걸음을 멈춘다. '나는 나무'라는 프로그램을 하기 위해서다. 신 기자가 "나는"이라고 외치면 참가자들이 말없이 나무 동작을 취하는 활동이다.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듯, 나와 팔공산의 주파수를 맞추는 겁니다."

처음에는 참가자들이 쑥스러운 듯 머뭇거렸지만, 신 기자가 먼저 유쾌한 동작을 선보이자 하나 둘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이어 '연리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팀별로 둥글게 서서 서로의 손을 맞대고 눈을 감았다. 두 손으로 전해지는 감각에 집중하며, 나무가 땅에서 물을 끌어올리고 햇빛을 흡수하듯 서로의 기운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마음을 가다듬은 참가자들은 각자의 걱정과 고민을 익명으로 목걸이 뒷면에 적었다.

얼마나 갔을까, 중간에 정자 쉼터에서 또 걸음을 멈춘다. 이번에는 '나무가 건넨 속삭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자의 고민을 종이에 적고 있다. 후에 다른 참가자들이 고민에 응원의 메시지를 적어준다.

"평일에 그렇게 일하다가 산 타면 심장마비 걸릴 수도 있어. 너무 무리하지마."

"그래, 너 건강해지고 있어. 햇살도, 공기도 이렇게 좋잖아."

사실은 나무의 입을 빌려, 자기 자신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말들이다.

뒤이어 신 기자의 나무 해설이 시작된다. 산행 중 무심코 지나쳤던 나무들의 생존 전략과 특징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참가자들이 몰입하며 귀를 기울였다.

"신갈나무의 생존전략은 '베푸는 것'입니다. 잎을 아낌없이 내어주죠. 소나무는 자존심이 강해서 밑동을 자르면 다시 자라지 않지만, 신갈나무는 그렇지 않죠. 아무 데서나 잘 자랍니다. 당단풍은 애기 손가락처럼 섬세해요. 부메랑 같은 씨앗은 프로펠러가 되어 날아갑니다. 진달래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냉랭한 계절에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첫사랑 같은 나무죠."

정자 쉼터에서 '나무가 건넨 속삭임'을 나누고 있는 참가자들.

마침내 갓바위에 도착했다. 발아래로 팔공산 자락이 넓게 펼쳐지고, 머리 위로는 하늘이 탁 트였다. 그 아래에는 근엄한 표정의 갓바위가 우직하게 앉아 계셨다. 수많은 불자들이 간절히 기도하는 장엄한 모습에 참가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곳에서 앞서 목걸이에 적어두었던 걱정과 근심을 날려 보내는 시간을 가졌다.

"투명 종이비행기를 접어서 날리는 겁니다."

종이비행기를 접는 시늉을 하며 저마다의 고민을 공중으로 날려 보냈다. 한 참가자는 "하는 척만 했는데도 정말 가슴속 근심이 훨훨 날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익명 고민 종이에 다른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조언을 적어주었다. 한 참가자가 '자격지심'을 고민으로 적자, 그 아래에는 따뜻한 응원의 문구들이 채워졌다.

'연리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참가자들

"비교하지 말기, '아님 말고' 마인드 갖기."

"지금도 몹시 멋지세요! 조금의 자격지심은 성공의 발판이 됩니다. (하지만 조금만 하기) ^^"

"나 자신을 더 돌보아 주기. 당신은 분명히 더 멋진 사람일 거예요!"

또 다른 참가자가 '이직'을 고민으로 적자, "당신은 준비된 인재", "갓바위 부처님이 좋은 곳으로 이직시켜 주실 거예요.", "좋은 때가 올 거예요.", "원하시는 곳에 꼭 취직하시길", "같이 빌어드렸어요", "좋은 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파이팅!"과 같은 온정 어린 격려가 쏟아졌다.

신준범 기자가 팔공산의 나무를 설명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가파른 갓바위 산길을 오르고 있다.

갓바위에서 각자의 소원을 스케치북에 적고 사진을 남겼다. '가족의 평안'과 '건강'이 대다수 참가자의 소원이었다.하산길은 가파른 돌길, 무릎이 아플 쯤에 공터에 모여 생태미술을 했다. 돌과 나뭇가지 등 주변에서 구한 자연물을 활용해 갓바위의 얼굴을 만드는 것. 처음에는 완성될지 의문이었던 작품이 하나둘 형태를 갖추자 참가자들도 신기해하며 즐거워했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전체 참가자 중 94%가 익명 평가에서 별 5개 만점을 주었다. 하산을 마친 참가자들은 "팔공산 개운!"을 외치며, 개운하게 산행을 마쳤다.

갓바위 하산길에 진행한 생태미술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자연물을 활용해 갓바위 얼굴을 만들었다.

갓바위 하산길에 진행한 생태미술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자연물을 활용해 갓바위 얼굴을 만들었다.

갓바위 하산길에 진행한 생태미술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자연물을 활용해 갓바위 얼굴을 만들었다.

갓바위 하산길에 진행한 생태미술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자연물을 활용해 갓바위 얼굴을 만들었다.

갓바위 하산길에 진행한 생태미술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자연물을 활용해 갓바위 얼굴을 만들었다.

갓바위 하산길에 진행한 생태미술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자연물을 활용해 갓바위 얼굴을 만들었다.

갓바위 하산길에 진행한 생태미술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자연물을 활용해 갓바위 얼굴을 만들었다.

출처: 월간 산 https://n.news.naver.com/article/094/000001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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