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2차 이전 발표 임박…충청권 미래 가를 '배치의 시간'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계획 발표를 앞두고 충청권 4개 시·도가 지역 여건에 맞춘 유치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전·충남은 후발 혁신도시 우선 배치를, 충북은 기존 이전기관과 지역 산업의 연계를 강조하고 있다. 세종은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과 연계한 기관 유치로 행정수도 기능 확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을 검토하면서 기존 혁신도시 중심 집적과 지역 대학·산업 연계를 주요 원칙으로 제시했다. 충청권 지자체들도 이를 토대로 유치 대상 기관을 선정하고 정부를 상대로 이전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철도산업 기반을 앞세우고 있다. 대전시는 지역 특화 분야를 중심으로 40개 공공기관을 중점 유치 대상으로 선정했다. 연구개발 관련 기관을 기존 연구시설·기업과 연결하고 철도 분야 기관을 집적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전을 희망하는 공공기관 노조와 간담회를 열어 기관별 이전 여건과 지역 혁신자원 연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임시청사 후보지를 확보하는 등 이전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세종은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과 연계해 공공정책·금융·경제·미디어·문화 등 3대 분야 40여 개 기관 유치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 이전을 계기로 금융감독원·한국은행 등 금융 유관기관의 집적을 추진하고, 한국재정정보원·한국행정연구원·KBS 등을 유치해 행정수도의 정책 역량과 자족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충남은 내포신도시의 혁신도시 기능 확충과 산업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환경공단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기후·에너지·환경 분야 기관이 주요 유치 대상이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대응한 산업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충남도는 기관이 사용할 부지와 업무공간을 확보해 조기 이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에는 지역 산업과 연계한 기관 배치와 함께 후발 혁신도시 우선 이전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후발 혁신도시 배려는 대전·충남의 공통 요구다. 두 지역은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1차 이전에서 제외된 뒤 2020년 혁신도시로 지정됐지만, 아직 실질적인 기관 배치를 받지 못했다. 이번 이전에서는 그간의 공백을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기존 혁신도시 집적 원칙의 적용 방식도 쟁점이다. 기존 혁신도시들은 이전기관과의 협업을 근거로 추가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대전·충남에서는 기존 기관과의 연계성에 무게를 두면 이전 실적이 없는 후발 지역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충북은 기존 이전기관과 지역 기반시설을 활용한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청주국제공항과, 국민체육진흥공단·대한체육회는 진천국가대표선수촌과 연계해 이전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기존 충북혁신도시 이전기관의 기능 보완도 주요 유치 근거다. 충북에서는 1차 이전기관이 교육·연구 분야에 집중돼 지역인재 채용과 경제적 파급효과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하거나 기존 이전기관과 협업할 수 있는 기관의 우선 배치를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역별 요구를 실제 기관 배치로 연결하려면 시·도와 정치권이 정부 설득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진단한다. 전국 지자체가 유사한 분야의 기관을 유치 대상으로 내세우면서 지역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권오철 중부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세종과 인접한 충청권은 이미 수혜를 본다는 인식이 공공기관 배분에 반영되지 않도록 시·도지사와 지역 정치권이 전략을 세워 대응해야 한다"며 "기관 수보다 대전은 연구개발, 충남은 기후·에너지 등 지역 여건에 맞는 기관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왜 이곳에 와야 하는지 설득할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