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중국 대홍수 사흘째…사망자 543명으로 급증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한국인 9명 연락 두절
터널 고립 100여명 구조 난항…2차 홍수 우려도
네팔 홍수 피해 지역에서 27일(현지시간) 무장경찰과 군인들이 불어난 물을 헤치며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뉴스포트라이트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안 = 김민희 기자] 네팔과 중국의 국경을 잇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지 사흘 만에 양국의 사망자가 543명으로 늘었다.
실종자는 1500명을 넘어섰으며 한국인 9명도 연락이 끊긴 상태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지난 26일 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홍수로 지금까지 53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인접한 중국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에서도 홍수에 따른 산사태 사망자가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네팔과 중국에서 확인된 사망자는 모두 54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까지 362명이었던 사망자 수는 이날 네팔 바그마티주와 인근 지역에서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180명 이상 증가했다.
실종자는 네팔 977명, 티베트 558명 등 총 1535명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500명이 넘으며 인도와 미국 등 30여개국 출신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홍수 피해 지역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9명의 연락도 여전히 닿지 않고 있다.
인명피해가 커지면서 각국이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네팔 정부는 국제사회의 재정 지원은 필요하다면서도 해외 수색·구조 인력의 투입에는 선을 그었다.
현지 매체 카트만두 포스트에 따르면 한국과 인도, 중국, 미국, 영국, 일본, 스리랑카, 방글라데시는 자국 수색·구조팀의 활동을 허용해 달라고 네팔 정부에 요청했다.
로크 바하두르 체트리 네팔 외교부 대변인은 “다른 국가들이 도와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면서도 “우리 보안 기관들이 수색과 구조 작업을 하고 있고 현재로서는 그런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네팔 보안군이 구조 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충분하다”며 “전문적 도움이나 지식이 필요하면 그때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팔군은 이날 침수된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터널에 고립된 100여명을 구조하기 위한 작업을 벌였다.
네팔 최대 규모인 이 발전소는 연락이 두절된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소속 한국인들이 건설하던 시설이다.
라자 람 바스넷 네팔군 대변인은 “헬기 2대를 투입했지만 터널 입구조차 파악하기 어렵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네팔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악천후로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얼마 전 터널에 갇혀 있던 노동자와 지역 주민 350여명을 성공적으로 구조했다”며 “여전히 터널에 갇힌 100여명을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팔 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보안요원 1만4800여명을 투입해 홍수 피해 지역에서 3742명을 구조한 것으로 집계했다.
피해 지역에서는 추가 홍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 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의 데이비드 피셔 네팔 주재 대표단장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소 9만3000명이 피해를 입었다”며 “긴급한 도움이 필요하고 2차 홍수도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홍수의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히말라야산맥의 기후변화가 거론된다.
해발 7234m인 랑탕리룽산의 고도 5200m 지점에서 폭 600m에 이르는 빙하가 암석과 함께 붕괴하면서 규모 5.2 지진과 비슷한 수준의 충격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후 빙하와 토석류가 렌데강에서 트리슐리강까지 약 70㎞에 걸쳐 하류로 밀려 내려가 대규모 홍수로 이어졌다는 추정이다.
빙하가 녹아 형성된 ‘자연 댐’ 형태의 호수에서 대량의 물이 한꺼번에 방출되는 ‘빙하호 붕괴’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 같은 홍수가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