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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홍명보 의혹’ 수사, 월드컵 탈락하고 대통령 화내자 달려든 경찰

[사설] ‘홍명보 의혹’ 수사, 월드컵 탈락하고 대통령 화내자 달려든 경찰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뉴스1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뉴스1

서울 종로경찰서가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임 의혹과 관련한 고발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넘겼다. 2024년 7월 고발돼 2년간 수사한 사건을 처리도 하지 않고 넘긴 것이다.

서울청 광역수사단은 검찰 특수부 같은 곳이다. 경찰은 사안의 중요도를 감안했다고 했지만, 애초부터 일선 경찰서에 맡기지 말았어야 했다. 2년이 지나 갑자기 사건이 중요해서 넘겼다고 하면 누가 납득하겠나.

이 사건은 홍 감독 선임 과정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들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밝히면 되는 사건이다. 수사가 오래 걸릴 게 없다. 그런데도 2년을 뭉개다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해 비난 여론이 일고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축구협회와 홍 감독을 공개 저격하자 경찰이 사건을 옮겨 본격 수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는 조직과 인사의 실패, 무능한 사람을 지휘관으로 선발한 결과라고 했다. 대통령의 이런 언급이 적절한지도 의문이지만, 그 말에 편승해 본격 수사하겠다고 나선 경찰도 한심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꼭 해야 할 수사라면 해야 하지만, 이미 정 회장과 홍 감독은 사의를 표명했다. 수사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 상황에서 광역수사단까지 동원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경찰은 정작 해야 할 수사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작년 11월 정성호 법무장관 등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사건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비밀 회동 의혹을 제기했다가 작년 9월 명예휘손으로 고발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도 진척이 없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13가지 비위 혐의를 받는 김병기 의원 수사도 9개월 넘게 수사했지만 아직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만일 홍명보 체제로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면, 대통령 질책도 없었을 것이고 경찰 본격 수사도 없었을 것이다. 반면 이번 수사를 통해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중대한 불법이 있었다고 하면, 자격 없는 감독이 우리 국가대표 팀을 이끌었던 셈이 된다. 이런 무원칙한 법 적용이 어디 있나.

출처: 조선일보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8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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