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배분’ 사회적 논의 촉발… 연대 빠진 노동운동 ‘퇴행’ 평가 [삼성전자 성과급 잠정 합의]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성과급 배분 논의’와 ‘연대가 빠진 노동운동’을 우리 사회에 숙제로 안겼다. 특히 성과급 문제는 경영계 전반에 큰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는 만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테이블에서 조속히 논의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성과급 제도화는 경영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임금 문제나 원하청 노조 간 갈등으로 비화할 여지도 있다. 성과급 배분은 기업 영업이익이 과연 노동자만의 것이냐의 문제와 직결돼 있다. 주주, 기업을 지원하는 정부, 납세자인 국민까지 직간접적인 기여를 하지 않았느냐는 취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회사를 만든 건 직원이 아닌 주주”라며 N% 성과급 요구 자체가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기업이 적자를 냈을 때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2023년 업황 불황 속에 반도체부문에서 14조8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김 교수는 “경기가 좋을 때야 문제가 없지만,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역으로 연봉을 반납할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정부도 성과급 문제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제도적으로 갖는 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해 “사회적으로 좀 더 검토되고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했다.
구체적인 논의 테이블로는 노·정 협의체, 경사노위 등이 거론된다. 김덕호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정석은 경영계가 포함된 경사노위에서 논의하는 것이지만, 최근 추세로 보면 정부가 노·정 협의체에서 다루고자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경사노위는 노·사가 동의할 시 해당 의제를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보인 모습은 사회적 지지를 얻지 못한 ‘노조 이기주의’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있다. 자신들의 몫을 챙기려는 이익에만 매몰된 투쟁이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노동운동 역사에서 일종의 오명을 남겼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노조 운동의 역사가 발전하는 속에서 오히려 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집단의 이해만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