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내란 특수본’ 검토에…야권 “조희대 겁박용” 반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 구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여권 내 강경 지지층을 중심으로 정부의 검찰개혁 수위와 추진 의지를 두고 의구심이 나오는 상황에서,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야권에선 청와대와 조희대 대법원장의 갈등이 극에 달한 국면과 연결 짓고 “조 대법원장 겁박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미국·멕시코 순방을 마치는 다음주께 내란 사건 특수본 구성을 지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밝혔다. 내란 청산과 개혁 의지를 밝힐 구상 가운데 하나로 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달 문을 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중심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구체적 관측도 나온다.
이런 기류는 최근 여권 강경파들이 ‘이 대통령의 내란 청산 의지가 약화됐다’고 지적해온 것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핵심 지지층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지지층을 결집해 지지율을 회복하고 국면 전환을 꾀하려 한다는 것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강경파는 이 대통령이 초대 중수청장 후보로 검사 출신 김지용 전 대검 형사부장을 지명한 데 대해 “내란 세력에 이끌려 다닌다”고 반발해왔다.
특수본 구성은 청와대와 맞서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의식한 조처라는 풀이도 있다.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을 거부한 지난 22일부터 조 대법원장과 청와대는 공개 설전을 벌이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에 대해 “본질적으로 내란의 성격”이라며 조 대법원장을 ‘내란 잔존 세력’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여당 내부에선 사법부에 대한 내란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중도층 이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한겨레에 “사법 영역은 내란과 관련해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며 “(중도층 이탈이라는) 정치적 책임을 지더라도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적폐청산만 하다가 중도 확장에 실패한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수사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특검에서 수사를 다 했는데 또 특수본을 꾸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경찰이 수사할 실질적 능력이 되는지 모르겠다. 반발만 일으킬 일”이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 파탄에 분노한 국민들 시선을 돌려보겠다고 약발 다 떨어진 ‘내란 카드’를 또 끄집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청은 이날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으로부터 총 46건을 인계받아 사건 기록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적합한 수사 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인계된 내란 사건들에 대해 특수본을 구성하거나 중수청과 합동 수사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2차 종합특검팀이 수사를 마무리하며 장기 수사를 위한 상설 합동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제안한 바 있는데, 이후 구체화된 논의가 오간 적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