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직접 ‘삼성 100조 리스크’ 막았다… 총파업 돌려세운 수장의 사과

삼성전자 노사 총파업이 막판 극적 타결을 이루면서, 최대 100조원대 피해 우려를 막아낸 배경으로 이재용 회장의 직접 사과와 상생 중심의 ‘뉴삼성’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16일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노사에 한 몸, 한 가족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하고 국민과 정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 회장은 평소에도 노사 및 협력사와의 관계를 경영 최우선 순위로 강조해왔다. 노사는 대립 관계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공동 주체이고, 협력사 없이 오늘의 삼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재용 회장은 2020년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후 노동계와 소통을 꾸준히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은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을 골자로 한다. 이로써 지난 5개월여의 노사 협상이 노조 투표만을 남겨두게 됐지만, 이번 합의직전까지 회사는 파업의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세 차례 정부 조정이 실패하고 대화의 문이 닫혀가면서 정부 안팎에서는 2005년 이후 21년 만에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긴급조정권이 발동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재용 회장이 직접 입장을 표명하면서 사태는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이 회장은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호소하고 국민과 정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2022년 10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뉴삼성’의 핵심 가치로 내세운 상생과 동행, 사회적 책임이 이번 합의의 중요한 배경이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상생과 동행 철학으로 창사 이래 최대 파업 위기를 넘기면서 이 회장의 ‘뉴삼성’ 리더십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부당합병·분식회계 의혹 사건에서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엔 5년에 걸친 상속세 납부 완료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등 승계와 관련된 현안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앞으로 이 회장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기술 초격차를 확대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하고자 글로벌 경영 활동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파업 사태 해결에는 이 회장의 ‘뉴삼성’ 리더십이 중요한 발판이 됐다”며 “노사가 한 몸으로 다시 뛸 수 있도록 상생 경영의 철학이 조직 전반에 뿌리내릴 때까지 대화와 소통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