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고속도로서 상향등 신경전 끝에 철제 물병으로 위협…50대 벌금 200만원

고속도로에서 상향등을 켜며 다른 운전자와 신경전을 벌이다 차량을 급정거한 뒤 철제 물병으로 상대방을 위협한 5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동욱 판사는 특수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4)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중앙고속도로 부산 방향 춘천휴게소 인근에서 운전 중 B(28)씨의 승용차 앞을 가로막고 급정거한 뒤 차에서 내려 철제 물병으로 B씨를 때릴 것처럼 위협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사건은 고속도로 1차로에서 시작된 운전자 간 신경전에서 비롯됐다.
당시 편도 3차로 도로의 1차로를 달리던 A씨는 뒤따르던 B씨 차량이 자신의 차에 바짝 접근하자 불만을 품었다. 이에 차로를 연달아 변경해 B씨 차량 뒤로 이동한 뒤 상향등을 켜며 항의했다.
이후 B씨가 갓길로 이동하자 A씨는 해당 차량을 앞질렀다. 그러나 B씨가 다시 상향등을 켜자 화를 참지 못하고 차량을 갑자기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당초 정식재판 없이 서면 심리로 처벌하는 약식기소 절차를 거쳤으나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B씨가 제출한 블랙박스 영상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무죄를 주장했다.
A씨는 "B씨가 제출한 블랙박스 영상은 원본이 아니라 조작·편집된 것이며 B씨의 위협적인 운전과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차를 멈추고 철제 물병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의 블랙박스 영상이 1분 간격으로 저장돼 이를 이어 붙이는 편집 작업은 있었지만, 양측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영상의 주요 내용이 대부분 일치해 조작됐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차량을 세운 뒤 먼저 B씨에게 접근해 시비를 걸고 욕설까지 한 사실을 고려하면 상대방의 위협을 피하기 위한 정당한 대응이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블랙박스 영상과 같이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데도 증거의 동일성, 무결성을 의심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으며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다"며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초범인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