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역 음식점 가격 인상 때마다 평균 12.5% 올려…역 주변보다 비싼 곳도

철도역에 입점한 커피전문점과 분식점 등 음식점들이 가격을 인상할 때마다 평균 12.5%씩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매장은 역 주변 상권보다 비싼 가격에 음식을 판매하고 있어 철도 이용객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코레일유통으로부터 제출받은 '전문점(음식점) 품목 가격 인상 승인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올해까지 가격 인상 승인 125건의 평균 인상률은 12.5%로 집계됐다.
전체 인상 사례 가운데 79건(63.2%)은 10% 이상 가격을 올렸으며, 20% 이상 인상한 사례도 15건(12.0%)에 달했다.
실제 일부 매장에서는 동일 메뉴의 가격을 여러 차례 인상하면서 누적 인상 폭이 크게 나타났다.
경기 평택역의 한 분식점은 우동과 비빔밥 가격을 2021년과 2022년, 2024년 세 차례에 걸쳐 각각 4500원에서 6500원으로 올렸다. 두 메뉴 모두 44.4% 인상된 셈이다.
전주역의 한 제과점은 아메리카노 가격을 2021년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린 뒤 같은 해 다시 3500원으로 인상했다. 동대구역의 한 중식당도 짜장면 가격을 2022년 5500원에서 6000원으로, 이후 6500원으로 두 차례 올렸다.
가격 인상 사유가 명확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전체 125건 중 8건은 원재료비나 인건비 상승 등을 직접적인 사유로 명시하지 않았다. 매출 증진 2건, 점포 수익 개선 및 비용 부담 완화 3건을 비롯해 판매가격 조정, 가격 변경 요청, 메뉴가격 인상 및 재정비 등이 인상 사유로 기재됐다.
김 의원은 나머지 사례에서도 대부분 원·부재료 가격이나 인건비 상승 등 간략한 사유만 제시됐을 뿐 실제 원가 상승 폭과 요청한 인상률의 적정성을 어떤 방식으로 검토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역내 음식점 가격이 주변 상권보다 반드시 저렴한 것도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코레일유통이 지난 9월 7-11일 서울·용산·대전·동대구·부산·익산·광주송정 등 7개 역에서 역내 매장 상품 75건의 가격을 주변 매장과 비교한 결과, 역내 매장 가격이 더 낮은 경우는 51건(68.0%), 동일한 경우는 14건(18.7%), 더 높은 경우는 10건(13.3%)이었다.
가격 비교 대상 75건 중 22건(29.3%)은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 입점 매장과 비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9건이 동대구역에 집중됐다.
특히 동대구역 식음료 및 식사 상품 23건을 비교하면서 19건을 동대구신세계백화점 내부 음식점 상품과 비교했다. 역내에서 5000원에 판매하는 김밥 4종을 백화점에서 8800원에 판매하는 김밥과 비교한 사례도 있었다.
판매 단위가 다른 상품을 비교한 사례도 지적됐다. 광주송정역에서는 1600원짜리 꼬마김밥 1개를 주변 매장의 3000원짜리 김밥과 비교했지만, 제출 자료에는 주변 김밥의 판매 단위가 명시되지 않았다.
반대로 역내 음식값이 주변보다 비싼 사례도 확인됐다. 부산역의 한 분식점 라면은 5500원으로 주변 매장 가격인 4000원보다 37.5% 비쌌다. 익산역의 한 분식점 우동 역시 7500원으로 주변 매장 가격인 6000원보다 25% 높았다.
김 의원은 "철도역 음식값은 열차를 이용하는 국민의 생활비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코레일유통은 가격 인상을 승인하는 데 그치지 말고 국민이 부담 없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유통은 가격 인상 심사부터 입점 업체의 수수료 부담까지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이용객이 체감할 수 있는 식비 부담 완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