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넣으면 이자만 4억8000만원"...퇴직연금 국채 투자, 단 20년 돈 묶인다는데

퇴직연금 계좌 '개인투자용 국채' 직접 매입 길열려
20년 복리 투자땐 원금의 2.6배...목돈 묶이는 단점
[파이낸셜뉴스] 퇴직연금 계좌(IRP·DC)를 통한 '개인투자용 국채' 직접 매입의 길이 열렸다. 정부가 원리금을 보증하는 무위험 초안전 자산에 10~20년 장기 확정금리와 연복리 혜택이 더해지면서 예비 은퇴자들의 노후 자금 포트폴리오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반면 유동성이 극도로 낮고 자본차익을 누릴 수 없어 '돈을 지키는 수단' 이상의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이 가능해졌다. 9월 청약 기간은 9일부터 15일까지이며, 신한·하나·NH농협은행 및 미래에셋·KB·삼성·한국투자·NH투자증권 등 8개 판매대행기관에서 취급한다.
20년물 복리 연 4.92%...세액공제 더하면 체감 수익 '쑥'
개인투자용 국채는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발행 당시 표면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어주고 연복리 방식으로 이자를 계산한다. 9월 발행물 기준 만기 적용 금리는 표면금리 4.415%에 가산금리 0.35%를 더한 10년물이 연 4.765%, 표면금리 4.570%에 가산금리 0.35%가 붙는 20년물이 연 4.920% 수준이다.
이러한 복리 효과 덕분에 만기 시 손에 쥐는 금액은 원금 대비 크게 불어난다. 10년 만기 상품에 1억 원을 투자하면 10년 뒤 세전 약 1억 5928만 원을 받게 되며, 투자금을 3억 원으로 늘릴 경우 만기 수령액은 약 4억 7784만 원에 달한다. 만기가 더 긴 20년물은 자산 증식 효과가 한층 두드러져 1억 원을 넣었을 때 원금의 2.6배 수준인 약 2억 6132만 원을, 3억 원을 투자하면 원금의 두 배가 넘는 이자(약 4억 8395만 원)를 포함해 총 7억 8395만 원가량을 돌려받을 수 있다.
여기에 퇴직연금 계좌 특유의 절세 혜택까지 더해진다. 일반 전용 계좌는 1인당 연간 2억 원 한도로 이자소득 분리과세(15.4%)가 적용되는 반면,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매입 한도 제한 없이 55세 이후 연금 수령 시점까지 과세가 미뤄진다. 수령할 때도 3.3~5.5%의 저율 연금소득세만 내면 된다. 연간 세액공제 한도인 최대 900만 원을 채워 투자할 경우 연말정산에서 최대 148만 5000원(16.5% 기준)을 돌려받을 수 있어 실질 체감 수익률은 한층 더 높아진다.
"장기 현금흐름 확보" vs "유동성 제약·낮은 기대수익률"
은퇴를 앞둔 5060 세대 사이에서는 연도별로 국채를 분할 매수해 향후 만기 시점을 순차적으로 맞추는 '채권 사다리(풍차돌리기)'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만기에 원리금이 집중 지급되는 구조인 만큼,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나 목돈 인출 스케줄에 맞춰 현금흐름을 사전에 짤 수 있어서다.
하지만 혜택이 명확한 만큼 유의해야 할 구조적 제약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자금이 장기간 묶인다는 점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가입 후 1년이 지나면 중도환매가 가능하지만 매달 정해진 기간에만 신청할 수 있고, 중도 해지 시 핵심 장점인 가산금리와 연복리 혜택이 모두 사라진 채 표면금리 단리 이자만 적용돼 일반 정기예금보다 못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일반 채권과 달리 시장 내 거래가 전면 금지돼 있어, 향후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더라도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차익을 챙길 수 없다. 장기 수익률 측면에서도 코스피나 미국 S&P500 등 주식형 자산의 장기 평균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은퇴까지 시간이 넉넉히 남은 3040 세대에게는 기회비용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용 국채는 공격적으로 자산을 불리기보다 10~20년 동안 물가 상승률을 방어하며 원리금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확정형 노후 보험'에 가깝다"며 "은퇴 이후 생활비가 필요한 시점과 비상금 규모를 면밀히 점검한 뒤 포트폴리오의 안전판으로 분산 편입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