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보완수사 필요"...'김병기 기소', 결국 공소청 가나
![경찰이 무소속 김병기 의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지난 7일 김 의원이 국회 자신의 의원실에서 이석하고 있다. 2026.9.7 [사진=연합뉴스]](/static/uploads/rss_f6e41f521d95aa68.jpg)
중앙지검 "최종조사 5개월 후 구속영장 신청"
"수사경과 등 종합할 때 구속 필요성 소명 부족"
검찰이 청구해도 국회 체포동의 등 절차 거쳐야
법조계 "영장 효용성 낮아...경찰 구색 맞추기"
경찰이 신청한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반려했다.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했다는 판단이다. 경찰의 보완수사와 영장 재신청 여부 판단 등이 필요해지면서 김 의원에 대한 기소 여부는 결국 공소청이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경찰이 무소속 김병기 의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지난 7일 김 의원이 국회 자신의 의원실에서 이석하고 있다. 2026.9.7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형원)는 11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가 신청한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의자가 7회에 걸친 소환조사에 응한 점 및 피의자에 대한 최종 조사 이후 구속영장 신청까지 약 5개월 동안의 수사 경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집된 증거, 피의자의 변소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를 보강할 필요가 있어 이에 대한 보완수사도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일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했다. 수사팀은 "수사 결과 혐의가 객관적 증거로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영장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김 의원을 둘러싸고 제기된 13개 의혹 가운데 혐의가 중하다고 판단한 5개 사건을 이번 구속영장에 담았다. △차남의 중소기업 취업 및 숭실대 편입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공천헌금 1억원 수수 묵인 △신라레저 후원금 수수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등 혐의다.
경찰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김 의원을 7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수사가 장기화하자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사건을 한 달 안에 처리하라고 권고했다. 김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의 효용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현행법상 불구속 수사가 원칙인 상황에서 수사에 착수한지 1년이 다 된 상황에서 법원이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해주겠느냐는 지적이다.
경찰 수사과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구속수사 여부는 수사 초기에 결정해 신속히 진행했어야 했다"며 "수사심의위원회가 한 달 안에 사건을 처리하라고 권고한 상황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것은 구색 맞추기로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영장판사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구속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필요하다는 취지인데, 현재 상황에서는 경찰이 이를 보완하기는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더라도 법원에서 소명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소속 김병기 의원이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송영길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2026.7.20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구속영장까지 신청한 상황이기 때문에 김 의원에 대한 기소는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이 이날 보완수사를 요구하면서 김 의원 기소 시점은 더 늦어지게 됐다. 경찰이 영장 청구를 재신청 할 지 여부도 단정할 수 없다.
경찰이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구속의 필요성을 보강하기 위해 속도를 낸다고 하더라도 검찰의 영장 검토와 청구, 법원의 체포동의요구 처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법원이 체포동의요구서를 검찰에 송부하면 대검과 법무부, 대통령 재가를 거쳐 정부 명의로 국회에 제출된다.
국회 보고 뒤에는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고 그 기간에 표결하지 못하면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해야 하는데, 오는 14일 부터는 장관·대법관 인사청문회, 추석연휴 등을 고려할 때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은 10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미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강선우 의원의 경우 검찰이 2월 9일 영장을 청구했고, 국회가 2월 24일 체포동의안을 가결한 뒤 3월 3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지만 설 연휴가 끼면서 국회 표결 후에도 일주일이 걸렸다. 그 후 강 의원이 구속된 뒤 검찰이 3월 27일 기소하기까지 24일이 걸렸다.
이런 사정 등을 종합할 때, 경찰이 영장을 재신청해 구속 절차를 다시 밟는다면 김 의원의 기소 여부의 최종 결정은 10월 중·하순 이후 쯤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찰이 구속수사를 포기하고 검찰의 보완 요구를 이행한 뒤 기소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한다면 이달 중 검찰이 기소하는 것도 물리적으로 가능하다. 10월 2일까지 처분되지 않을 경우 이후 기소 여부는 출범하는 공소청 검사가 판단하게 된다.
다만, 경찰이 구속수사를 포기하고 바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면 형식적으로 이달 중 검찰이 김 의원을 기소하는 게 가능하다. 앞의 경찰간부 출신 변호사는 김 의원에 대한 불구속 송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다.
그는 "검찰이 지적한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보완수사를 충실히 진행하되, 피의자가 그동안 수차례 조사에 응했고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 등에 비춰 구속수사를 계속 추진하기보다 불구속 상태에서 사건을 신속히 송치해 검찰의 최종 처분을 받도록 하겠다는 게 경찰로서는 더 명분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