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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5석 차이인데…민주·혁신당 '교섭단체 완화 전쟁' 속내는

고작 5석 차이인데…민주·혁신당 '교섭단체 완화 전쟁' 속내는
'교섭단체 의석수 완화'를 놓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혁신당 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24일 국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왼쪽)를 예방하며 발언하고 있는 김 대표. /뉴시스
'교섭단체 의석수 완화'를 놓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혁신당 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24일 국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왼쪽)를 예방하며 발언하고 있는 김 대표. /뉴시스

金 "15석이 원칙"…혁신당 "기득권 내려놓지 않아"

10석이면 혁신당 독자 교섭단체 구성 가능

'교섭단체 의석수 완화'를 놓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혁신당 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24일 국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왼쪽)를 예방하며 발언하고 있는 김 대표.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교섭단체 의석수 완화'를 놓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혁신당 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15석이냐 10석이냐'의 논쟁을 넘어 독자 교섭단체 구성과 합당 문제까지 맞물리며 범여권 주도권 다툼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당초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현행 20석에서 15석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지난 18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의 '민티07'에 출연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15석이 아닌 10석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혁신당의 주장에 대해 "사실 10석이 오히려 근거는 좀 명료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논의 과정에서 10석이나 14석, 17석으로도 바뀔 수 있다"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대표는 과거 교섭단체 요건이 전체 국회의원 정수의 약 5%였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국회의원 정수가 200명일 때 10석이었다면 현재 300명 기준으로는 15석이라는 논리다.

지난해 3월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15석으로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신 이전 교섭단체 요건이 10석이었던 것은 맞지만, 당시 국회 총원 204석의 약 5% 수준이었다"며 "현재 총원 300석의 5%인 15석으로 정하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에 혁신당은 즉각 반발했다. 정춘생 혁신당 사무총장은 SNS에 김 대표를 향해 "진보진영의 맏형 노릇을 하시겠다 하면서 기득권은 전혀 내려놓을 생각 없으시고 너무 인색하다"고 비판했다. 정 사무총장은 "돈과 조직과 제도가 다 양당으로 몰리는 양당체제에서 의석수 5% 획득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걸 너무나 잘 아시는 분께서 5%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정치개혁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읽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혁신당을 견제하고 포위할 생각을 버리고 정치개혁의 대의를 중심으로 판단하자"고 촉구했다.

혁신당이 '10석'을 고집하는 배경에는 독자적인 교섭단체 구성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12석인 혁신당은 요건이 15석으로 완화되더라도 진보당이나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또는 무소속 의원 등과 손을 잡아야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다. 반면 기준이 10석으로 내려가면 다른 정당과의 연대 없이 독자적으로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 교섭단체가 되면 국회 운영에서 영향력도 크게 달라진다.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의사일정 및 안건 협의 등에 참여할 수 있고, 국회 정책연구위원과 정당보조금 등에서도 비교섭단체보다 유리한 지위를 확보한다.

조국혁신당에서는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대통합 행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은 김 대표(왼쪽)와 조국 혁신당 혁신연구원장. /배정한 기자

숫자를 둘러싼 신경전은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연대 논의와도 맞물리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김종훈 진보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등 범여권 진보정당 인사들과 오찬을 진행했지만 혁신당은 자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김 대표는 혁신당과 다른 진보정당은 논의의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는 "혁신당과는 합당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논의의 대상이 다르고, 진보 3당은 그야말로 단순히 연대만 하는 것"이라며 "따로 논의해야 할 것이 있어 따로 자리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대표는 혁신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합당의 길을 갈지 연대의 길을 갈지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행보에 혁신당에서는 김 대표의 대통합 행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혁신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혁신당 입장에서는 '이럴 거면 차라리 말을 꺼내지 말지, 우리를 놀리는 것도 아니고 뭐냐'는 생각이 들 수 있다"며 "최근 흐름을 보면 김 대표가 정말 합당 또는 연대를 원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대표 입장에서는 지지율도 좋지 않고 범여권 관계도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개혁이나 개헌 같은 큰 의제를 선점해 국면 전환을 도모할 수 있다"며 "교섭단체 요건 완화 역시 진보 진영과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고 범여권 통합의 계기를 만드는 카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10석까지 낮추지 않은 데에는 당내에서 '결국 혁신당만 좋은 일 시켜주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라며 "15석은 교섭단체 문턱을 낮추겠다는 정치개혁의 명분과 특정 정당에만 유리하다는 당내 우려를 함께 고려한 숫자로 보인다"고 했다.

결국 교섭단체 요건을 둘러싼 '5석 차이'에는 민주당과 혁신당의 향후 관계 설정 문제가 고스란히 얽혀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범여권 연대와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혁신당만을 위한 제도 개편으로 비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고, 혁신당은 독자적인 정치적 공간을 확보할 수 없는 15석 완화로는 개혁의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다. 합당과 연대를 동시에 테이블에 올려놓은 양당이 교섭단체 문제에서부터 이견을 노출하면서 '대통합'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제안한 15석 완화가 정치개혁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군소정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하겠다면서 15석으로 낮추는 것은 결국 거대 양당의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며 "교섭단체 요건 완화의 취지는 다양한 정치세력이 국회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양당 중심의 구조를 깨자는 데 있다. 문턱만 조금 낮추는 식으로는 결국 양당 잔치를 끝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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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더팩트 https://n.news.naver.com/article/629/0000535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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