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만큼 받아도 아쉽다" 공공기관 기다린 충청권 마지노선

우선 배치 요구에 기능별 집적 원칙 변수
기관 수보다 핵심 기능·이전 인력이 관건
세종 이전을 충청 몫으로 셈하면 배분 논란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계획 발표를 앞두고 충청권 유치전의 성패를 가를 배정 규모와 기관 구성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차 이전에서 빠졌던 대전·충남은 우선 배치를 요구하지만 정부가 기능별 집적에 무게를 두면서 대규모 유치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핵심 기관 확보와 이전 인력 규모에 더해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이 공공기관 배분에 미칠 영향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 방향에 따르면 2차 이전은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하고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연관 기관을 집적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지역 산업·대학과 연계해 성장거점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대전·충남의 경우 우선 배치 요구가 이 같은 집적 원칙과 어떻게 조율될지가 첫 관문이다.
두 지역은 지난 2020년 10월 혁신도시로 추가 지정됐지만 지정에 따른 공공기관 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전상공회의소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1차 이전에서 제외된 정책적 공백과 지역 간 형평성을 근거로 우선·집중 배치를 요청했다. 기존 혁신도시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기에 앞서 그동안의 이전 공백을 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기존 기관과 연관 기능을 묶는 방식에서는 후발 혁신도시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미 기관을 확보한 지역은 추가 이전에 따른 집적 효과를 내세울 수 있지만 이전기관이 없는 지역은 새로운 집적 기반을 조성할 가능성부터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호택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선택과 집중에 무게가 실리면 공공기관 이전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대전과 충남 등에 많은 기관이 배정될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며 "이전을 희망하는 기관의 입지 선택에 자율성을 주고 지역과 시너지를 낼 기관이 배치될 수 있도록 정부가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대규모 배정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지역 산업과 맞물릴 핵심 기관 확보가 더 중요해진다. 대전은 연구개발 성과를 기술사업화와 기업 성장으로 연결할 기관을, 충남은 기후·에너지·환경 등 산업 전환과 연계할 기관을 주요 유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들 기관이 어떤 기능을 갖고 내려오고 연관 기관이 함께 이전하느냐에 따라 지역에 미치는 효과도 달라진다.
배정 결과에 대한 평가 역시 기관 구성과 규모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배치와 핵심 기관 유치가 함께 이뤄지면 이전 공백을 만회했다는 평가를, 우선 배치가 반영되지 않더라도 다른 혁신도시에 뒤지지 않는 인력과 주요 기능을 확보한다면 실리를 챙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기관 수만 비슷하고 소규모 기관에 편중되면 숫자를 맞춘 배분이라는 반발이 불거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지역의 유치 결과는 직접적인 비교 기준이 된다. 대전·충남이 여러 기관을 확보하더라도 다른 혁신도시가 대형 기관과 연관 기관을 함께 가져가면 체감 성과는 엇갈릴 수밖에 없다. 본사의 의사결정 권한과 예산 집행 기능, 상근 인력 등이 공개된 뒤에야 지역별 성적표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여기에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을 충청권 전체의 수혜로 계산할지가 또 다른 쟁점이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곳, 9929명의 세종 이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별도로 진행되는 공공기관 배분에서 세종과의 인접성이나 파급효과가 대전·충남 등의 배정을 줄이는 근거로 적용된다면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충북도 기존 혁신도시와 청주국제공항,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등을 연계한 추가 유치에 나서고 있다. 충청권 전체의 이전 규모가 늘더라도 각 지역이 확보하는 기관의 기능과 인력에 따라 성과는 달라지는 만큼 권역 총량과 지역별 배정 내용을 구분한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철 중부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세종과 인접한 충청권은 이미 수혜를 본다는 인식이 공공기관 배분에 반영되지 않도록 시·도지사와 지역 정치권이 전략을 세워 대응해야 한다"며 "기관 수보다 대전은 연구개발, 충남은 기후·에너지 등 지역 여건에 맞는 기관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왜 이곳에 와야 하는지 설득할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