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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서 구조된 현장소장 "사방이 물보라… 3시간 지나서야 현장 보여"

네팔서 구조된 현장소장 "사방이 물보라… 3시간 지나서야 현장 보여"
30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한 호텔에서 대홍수 당시 고립됐다 구조된 두산에너빌리티 현장소장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카트만두=남병진 기자
30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한 호텔에서 대홍수 당시 고립됐다 구조된 두산에너빌리티 현장소장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카트만두=남병진 기자

네팔 카트만두 현지 기자회견서 소회 밝혀

"비통한 마음… 수색 도움 방안 찾아 지원"

대응팀 "육로로 사고 현장 인근 이동 작업"

30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한 호텔에서 대홍수 당시 고립됐다 구조된 두산에너빌리티 현장소장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카트만두=남병진 기자

네팔 대홍수 현장에서 고립됐다 구조된 두산에너빌리티 현장소장이 아직 연락이 닿지 않는 동료들을 찾기 위해 현지에 남아 끝까지 수색 작업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조된 한국인이 심경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종자 수색을 위해 파견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은 헬기 운행에 난항을 겪자 육로 수색을 시작하기로 했다.

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에서 수력발전소 건설 업무를 담당한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현장소장 A씨는 30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한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연락이 닿지 않는 직원들이 있어 여전히 비통하고 애통한 마음 뿐"이라며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도 없고, 오로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수색에 도움이 될 방안을 찾아 지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A씨는 고립됐던 한국인 10명 중 한 명으로, 현지인 직원들이 모두 구조될 때까지 챙기겠다며 현장에 잔류했다가 28일 네팔군 헬기를 통해 현장을 빠져나왔다. 어두운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그의 목소리는 사고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힘이 없었다.

지난 26일 네팔 중북부의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현지에서 수력발전소를 짓던 한국인 근로자 9명의 연락이 두절되면서 해당 기업이 27일 현지로 대응 인력을 급파했다. 사진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 2023년 홍보 영상을 통해 소개한 네팔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일대 모습. 두산에너빌리티 TV 유튜브 캡처

A씨는 사고 당시 터널 안에 있어 홍수가 현장을 덮치는 순간은 직접 목격하지 못했다. 그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밖으로 나왔을 때는 사방에 물보라가 쳐 시야를 확보할 수 없었다"며 "건너편 캠프쪽 사무동도 확인할 수 없었다. 3, 4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현장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을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는 만큼 여기 남아 정부 수색팀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연락이 닿지 않는 직원들이 하루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종자와 구조자가 많이 발생한 위치나 정확한 피해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심리적 충격 등으로 답변을 이어가지 못했다.

A씨와 구조된 다른 근로자들은 현재 카트만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들의 귀국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국내에서 정밀 건강검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이 29일 두산에너빌리티 실종자 수색 지원을 위해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카트만두=뉴스1

전날 정부 2차 합동 신속대응팀과 함께 카트만두에 도착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그룹 부회장 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 등은 구조된 직원들을 만나 현장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또 시내에 설치된 두산에너빌리티 현장 대책본부를 찾아 가용한 모든 수색 방식을 동원해 달라고 당부하고 정부 비상대응팀과 신속한 수색을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조영혁 남동발전 사장 직무대행은 회사 2차 대응반과 함께 이날 카트만두로 떠났다.

정부는 연락 두절된 한국인 9명을 찾기 위해 이날도 헬기 운항을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네팔군 당국은 안전과 항공 혼잡을 이유로 운항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국 정부는 이날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인근까지 육로로 접근했다. 정부 신속대응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대한 현장과 가까운 곳으로 계속 육로로 이동했다"며 "우리가 좌표로 찍은 사고 현장에서 몇 ㎞ 떨어진 인근 마을까지 가서 필요한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신속대응팀이 도착한 곳은 비두르의 바타르 지역으로, 사고가 발생한 라수와 지역에서 약 70㎞ 떨어졌다.

네팔 군이 30일 사고 지점에서 100㎞ 떨어진 치트완에서 대홍수로 목숨을 잃은 시민들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치트완=로이터 연합뉴스

대응팀은 31일에도 육로를 통해 현장과 더 가까운 곳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네팔 정부 허가를 받으면 헬기 운항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무인기(드론)를 활용한 수색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네팔 측에 드론 사용 허가도 신청했다.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도 전달해 수색을 요청한 상태다.

대응팀은 또 네팔 경찰 고위급 관계자가 한국 정부에 구조 활동 관련 기술 지원을 요청해왔다고도 밝혔다. 네팔 정부는 현지 구조 활동을 전담하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외국의 구조대 투입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출처: 한국일보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95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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