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조털래유' 찍고 '뉴이재명' 때리고…與 흔드는 온라인 내전

더불어민주당에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권력 다툼이 본격화하자 지지층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뉴이재명으로 대표되는 친명계와 친문·친노 기반의 민주당 전통 지지층이 서로를 배척과 제거의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분열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8월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당권 주자들의 메시지는 더 선명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에 호응하는 지지층의 대립도 한층 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지지층의 분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6월 조기대선 이후 강경 노선을 고수해 온 정청래 대표가 수장을 맡으면서 크고 작은 당정 엇박자가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는 검찰개혁 노선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등 관계 설정을 둘러싸고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갈등인 이른바 '명청갈등'이 본격화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유시민 작가의 이른바 'ABC론' 논란이었다. 유 작가는 지난 3월 진보 성향 유튜브에서 여권 지지층을 ABC 세 부류로 나눴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가치를 지탱해온 핵심 지지층 A, 이익과 생존이 우선순위인 B, 그리고 이 둘의 교집합인 C다. 이 과정에서 그가 B그룹을 "대통령 인기가 떨어지면 가장 먼저 돌을 던질 사람들" "친명계를 자처하면서도 A그룹을 향해 '반명 몰이'를 하는 집단" 등으로 규정하면서 사실상 뉴이재명 세력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정치권에서는 이 사태 이후 민주당 지지층 내부의 분열이 더 가속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ABC론이 여권 지지자들에게 '그래서 누가 B인가'를 가려내는 잣대를 제공하면서 갈등이 더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무렵부터 상대 계파를 겨냥한 멸칭들이 본격적으로 확산했다.
친명 성향 온라인 공간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유튜버 김어준씨, 정청래 대표, 유시민 작가 등을 한데 묶어 비꼬는 '문조털래유'라는 멸칭이, 반대편에서는 한준호 의원, 강득구 의원, 김민석 총리, 유튜버 이동형씨, 친명계 방송인 김용민씨, 이언주 의원, 송영길 의원 등을 '한강새똥돼주길'이라는 멸칭이 계파를 칭하는 단어가 됐다.
처음에는 일부 강성 커뮤니티에서 은어처럼 쓰이던 표현들이 이제는 지지층들간의 피아를 가르는 대표적인 '코드'로 거듭난 셈이다. 특히 민주당 전통 지지층들의 비난이 이재명 대통령에게까지 향하는 대목에 시선이 집중된다. 정부 출범 초반만 해도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 이 대통령은 계파 성향을 막론하고 쉽게 비난할 수 없는 성역에 가까웠다.
검찰 개혁 속도나 당정 관계 등을 두고 전통 지지층의 불만이 터져나올 때도 화살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나 김민석 총리 등 주변 인사를 향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전통 지지층들이 주로 활동하는 딴지일보 게시판 등에서는 "뉴스에 나오는 이재명이 점점 보기 싫어진다"는 등 이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비난성 글도 적잖이 포착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감지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4.3%, 민주당은 38.0%를 기록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에 역전을 허용했다.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지지층 분열은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당권 도전이 거론되는 송영길 의원과 김민석 국무총리 등은 이미 당 안팎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송 의원의 경우 지방선거 공천 과정을 두고 "폭동이 날 수준의 깜깜이 공천"이라며 정 대표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여왔다.
이에 민주당 전통 지지층은 송 의원 징계 청원까지 벌이며 격렬하게 반응했다. 당권 주자들이 선명한 메세지를 낼수록 각 후보를 지지하는 온라인 지지 세력간의 갈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민주당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지지층 결집에 갖는 영향력이 상당한 편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민주당 의원들도 홍역을 치르는 모습이다. 5선 중진인 박지원 의원은 지난 15일 유튜브 《시사IN》에 출연해 "저한테 제발 문자 좀 안 보냈으면 좋겠다. 제가 친명, 친청 구분될 나이인가"라고 호소했다. 친명인 전현희 의원도 정 대표 체제에서 도입된 1인1표제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가 "당 대표의 공개적 좌표찍기 대상이 돼 밤새 쏟아지는 욕설과 문자 폭탄을 받았다"며 날을 세웠다.
당내에선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노종면 의원은 지난 6일 SNS에 "문조털래유 vs. 뉴이재명, 용어 자체가 상대를 공격할 때 사용되는 데 반대하고 객관적 세력 규정에도 한참 부족하다 보지만, 이 용어를 쓰지 않고는 이 심각한 현상을 표현할 방법을 모르겠다"며 "곧 닥칠, 피할 수 없는, 이미 진행 중인 당권 경쟁이 이 대립구도로 이어지면 이번 선거 실패보다 더 큰 실패, 치명상을 당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