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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팔순에 논 5마지기 맡겨도 투기꾼 취급”…당정, 뿔난 ‘농심’ 진화

“팔순에 논 5마지기 맡겨도 투기꾼 취급”…당정, 뿔난 ‘농심’ 진화
정부가 추진 중인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여당이 추석 전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한 가운데 17일 경기 평택시의 한 농지 모습. 농민들 사이에서 세금 부담과 농지 강제 처분 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자 정부·여당은 당초
정부가 추진 중인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여당이 추석 전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한 가운데 17일 경기 평택시의 한 농지 모습. 농민들 사이에서 세금 부담과 농지 강제 처분 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자 정부·여당은 당초

농지 전수조사 후폭풍… 농민 반발에 속도 조절 나선 정부

정부 “거래 2.2% 늘고 가격 하락폭 둔화”

與 “경미한 위반 계도” 21일 대책 발표

정부가 추진 중인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여당이 추석 전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한 가운데 17일 경기 평택시의 한 농지 모습. 농민들 사이에서 세금 부담과 농지 강제 처분 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자 정부·여당은 당초 계획을 보완하기로 했다. 2026.9.17 홍윤기 기자

“내 나이 80평생 아무도 찾지 않는 시골에 논 5마지기 땅이 전부입니다. 자녀들이 다 떠나고 비료 포대 들 힘도 없어 아는 사람에게 대신 농사를 짓게 하는데 이마저 불법이라고 하면 어떻게 살란 말입니까. 농촌 현실을 무시한 채 투기꾼 취급을 받는 것 같아 화가 납니다.”(충남 천안 A(86)씨)

“80세 넘는 이웃 어르신들 논에 비용도 안 받고 돕겠다고 거름을 뿌려 주는 것까지 불법이 될 수 있다고 해 뒤숭숭합니다. 땅값도 평당 15만원에서 10만원까지 떨어져 걱정이 태산입니다.”(전북 김제 B(53)씨)

정부가 추진하는 농지 전수조사를 향한 농민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농지 투기로 시세 차익을 얻는 사람을 솎아내 ‘경자유전’(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한다)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나섰지만, 농민들은 일손이 부족한 농촌의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농민을 ‘잠재적 투기꾼’으로 취급하는 것 같다”는 불만도 쇄도하고 있다.

농지를 임대한 소유자들도 처분 명령과 이행 강제금 우려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경남 하동의 40대 농민 C씨는 “정작 보호해야할 임차농들이 피해를 본다”며 “땅주인이 직접 농사를 못 지어 임차농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전수조사에서 위장자경으로 인한 이행강제금을 피하려고 처분명령이 내려지거나 임대를 끊게 되면 이미 파종한 농작물을 수확도 못하고 접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농사를 짓지 않는 땅에 대해 땅값의 25%에 이르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농지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농지조사 후폭풍, 위기의 농촌 간담회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지조사 후폭풍, 위기의 농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질의 듣는 송미령 장관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지난 5월 18일부터 7월 31일까지 전국 농지 136만㏊에 대해 실태 조사를 벌였다. 이후 27%인 284만 필지를 불법 임대·휴경이나 투기 목적 의심 농지로 분류했다. 농지법 위반이 확인되면 처분 명령이 내려질 수 있고 불이행 시 감정가·공시지가의 25%에 해당하는 이행 강제금이 부과된다.

농지조사를 맡은 공무원들도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농민들 상황은 잘 알고 있는데 정부의 지침도 거역할 수 없어서다. 경북 지역 한 공무원은 “인구소멸과 고령화가 심한 곳이라 직접 농사를 짓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상속받은 경우도 많은데 이들 모두 땅을 처분하기도, 당장 임차인을 구하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제주 농업인단체협의회 김필환 대표는 “고령화로 농사를 못지어 농지 임대·매각을 해야 하는데 전수조사가 시작된 이후 거래가 냉각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농민 반발이 거세게 일자 여당은 오는 21일 농식품부와 당정 협의회를 열어 농지 전수조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전수조사로 불편을 겪는 농업인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명백한 투기는 처벌하되 농촌 현장의 일상적인 농지 이용 과정에서 발생한 경미한 위반은 계도와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인사하는 민주당 원내지도부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권칠승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추진 중인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여당이 추석 전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한 가운데 17일 경기 평택시의 한 농지 모습. 농민들 사이에서 세금 부담과 농지 강제 처분 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자 정부·여당은 당초 계획을 보완하기로 했다. 2026.9.17 홍윤기 기자

농식품부 “농지 가격 폭락 사실 아냐”

“‘나라가 땅 뺏는다’ 악의적 프레임”

靑 “추석 전 전수조사 계획 마련 발표”

농식품부는 농지 가격 폭락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진화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농지 전수조사 이후 거래량은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2.2% 늘었고, 실거래 가격 하락률도 지난해 5.3%에서 올해 4.4%로 둔화됐다”고 밝혔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농지조사는 1996년 이후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를 개선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동시에 투기를 근절하려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나라가 땅을 빼앗아간다’는 식의 악의적인 프레임과 사실과 다른 얘기가 퍼지고 있는 것 같아 현장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농지 전수조사는 투기성 농지를 가려내 농업인에게 돌려주고, 전국 농지 실태를 파악해 농촌 현실에 맞게 제도와 정책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했다”며 “다만 조사 취지와 목적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홍보가 부족해 현장에서 여러 불안과 우려가 발생해 당정이 협의해 구체적인 전수조사 조치 방향과 계획을 마련해 추석 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농지 전수조사 관련 질의에 답하는 송미령 장관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농지 전수조사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추진 중인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여당이 추석 전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한 가운데 17일 경기 평택시의 한 농지 모습. 농민들 사이에서 세금 부담과 농지 강제 처분 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자 정부·여당은 당초 계획을 보완하기로 했다. 2026.9.17 홍윤기 기자

출처: 서울신문 https://n.news.naver.com/article/081/0003681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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