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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은 민주당 우세, 상원도 박빙 경합 중

하원은 민주당 우세, 상원도 박빙 경합 중
9월 9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개최된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9월 9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개최된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Focus] 트럼프 명운 가를 美 11월 중간선거 판세 점검

● ‘트럼프 배당금’, 공화당 고전(苦戰) 결정적 증거

● 국정 수행 ‘긍정’ 35%, ‘부정’ 61%…민생 분야 최저

● 투표 의사 감안 땐 민주당 하원 탈환 가능성↑

● 상원도 ‘민주당이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 뚜렷

● 민주당 하원 탈환 땐 정부 예산에 영향력 행사

● 트럼프 일가 불투명한 투자 행태 조사도 가능

● 민주당 상원 승리 땐 트럼프 인사에 관여

● 행정명령·비상권한 활용, 의회 우회 가능성

9월 9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개최된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공화당이 고전하고 있다는 증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터져 나왔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나온 ‘5000달러 지급’ 발언이 그것이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7개월째 진행 중인 미국-이란 전쟁이나 휘발윳값 상승보다 공화당이 고전하고 있는 결정적 증거로 여겨지고 있다.

9월 9일부터 10일까지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개최된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부터가 전례 없는 일이다. 미국의 전국 전당대회는 보통 대통령선거를 주기로 4년에 한 번씩 진행된다. 그런데 공화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당대회를 급조했다. 공화당이 꽤 다급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당대회 첫째 날 저녁 연설에서 트럼프는 “공화당이 양원 다수당 지위를 지켜내면 미국 성인 한 사람당 5000달러씩 ‘트럼프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1조2000억 달러가 넘는 이러한 배당금의 합법성이나 실현 가능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민주당이 적어도 하원은 탈환하리라는 전망이 견고해진 상황에서 이 공약은 그야말로 공약(空約)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같은 사정을 잘 알면서도 트럼프가 굳이 이러한 공약을 내건 것은 선거 판세가 공화당에 그만큼 불리하다는 간접 증거가 된다. 그렇다면 미국 내 여론은 공화당에 얼마나 안 좋은 것일까.

미국 의회 중간선거는 통상 2년 전 당선된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그리고 그 평가의 척도는 유권자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이고 이를 그대로 반영하는 지표가 바로 대통령 지지율이다. 그런데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갤런당 휘발유 가격이 4달러를 넘어서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의 최저 기록을 거듭 경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지지율 하강 추세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장 반전의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9월 초에 실시된 유고브·이코노미스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은 35%, 부정 평가 비율은 61%로 드러나 그 격차가 26%에 이르렀다. 부정 평가 비율에서 긍정 평가 비율을 뺀 26% 격차는 2017년 1기 행정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10%와 2021년 바이든 전 대통령의 10%보다 16퍼센트포인트나 더 많은 것이어서 심상치 않다고 볼 수 있다.

부정 평가 비율이 긍정 평가 비율을 압도하는 영역은 ‘민생 분야’다. 물가·인플레가 43%, 일자리·경제가 25%였다. 그리고 미국-이란 전쟁에 대한 여론 악화로 외교 영역 역시 30%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과도한 불법 이민자 수색 작전 탓인지 이민 분야 역시 부정 평가가 긍정보다 15% 높았다. 정책의 모든 영역에서 전방위적으로 트럼프 반대 분위기가 압도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체 여론조사를 평균으로 묶어 보도하는 뉴욕타임스의 추적 여론조사도 9월 9일 현재 긍정 38%, 부정 58%로 대략 20퍼센트포인트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같은 여론조사에 의하면 2025년 2기 행정부 출범 당시 52% 대 43%의 긍정·부정 평가 비율이 같은 해 3월 11일을 지나면서 역전되기 시작했고, 올해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 상황이 꼬이면서 4월 이후로는 긍정 평가 비율이 40% 밑으로 가라앉은 것이다.

공화당엔 어두운 그림자, 민주당엔 한 줄기 희망

열악한 경제 상황과 악화되는 대통령 지지율로 인해 이번 중간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기관들도 여름 전과 비교해 볼 때 민주당의 선전을 예측하는 분위기로 완연히 바뀌고 있다. 현재 미 의회 의석 분포는 하원에서 공화당 219석 대 민주당 214석(공석 2석), 상원에서 공화당 53석(친민주당 무당파 2석 포함) 대 민주당 47석이다.

버지니아대 정치연구소 래리 사바토 교수는 하원의 경우 현재 공화당이 206개 선거구, 민주당이 207개 선거구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 가운데 나머지 22개 선거구에서 양당이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쿡 정치 보고서(Cook Political Report)’가 본 공화당 209개 우세, 민주당 205개 우세, 21개 경합 선거구라는 전망과 유사하다. 얼핏 민주당이 크게 유리할 것 없어 보이지만 다른 정보를 곁들이면 상황이 꽤 다르다.

우선 미국 유권자의 양대 정당 지지도가 트럼프가 당선되던 2024년과는 상당히 달라졌다. 정치 조사 전문기관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ClearPolitics)에 따르면 유권자의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에 비해 48.1% 대 41.9%로 6퍼센트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9월 10일 6.6퍼센트포인트의 격차를 보고한 실버 불리틴 조사와 거의 같다. 또한 실버 불리틴에 따르면 투표 참여 의사 측면에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공화당 지지자들에 비해 대략 7퍼센트포인트 앞서고 있다. 전체적으로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공화당에 비해 유권자의 지지를 더 받고 있고,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보다 투표 참여 의사가 높다는 점에서 하원의 경우 민주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탈환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상원의 경우도 흥미롭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여름이 시작되기 이전과 비교해 볼 때 상원도 민주당이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35명을 새로 뽑는 이번 상원 선거에서 사바토 교수는 6월까지만 해도 전체적으로 공화당이 51석, 민주당이 46석을 유지하고, 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메인 등 3개 주만 경합 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9월 초에 이르러 그는 공화당 48석, 민주당 47석이 유력하고, 메인·오하이오·텍사스·알래스카·미시간 등 5개 주가 경합 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에 비해 민주당에 좀 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쿡 정치 보고서는 사바토 교수의 5개 경합 주에 아이오와를 더해 6개 주를 경합 주로 전망했다. 미시간주만 제외하고 원래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던 경합 주 5개 혹은 6개 가운데 민주당이 4개 주에서 승리하면 다수당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상원 다수당이 요원해 보였던 6월과 비교해 볼 때 이는 민주당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뉴시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평균해서 보여주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조사를 보면, 아이오와주를 제외한 나머지 경합 주에서는 민주당 상원 후보가 공화당 후보에 비해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승 분위기를 반영하듯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8월에 “공화당이 상원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우리는 이제 승리로 향하는 길로 들어섰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지도를 활짝 열었다”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초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경합 5, 6개 주 가운데 4개 주에서 이긴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어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9일 텍사스 댈러스 전당대회에 모인 청중에게 “내가 이번 선거에 출마한 것으로 생각하고” 중간선거에 적극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는 중간선거의 전반적 판세가 공화당에 불리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꾸준히 하락하는 것과 함께 공화당 지지자들의 투표 열기가 식은 것을 우려해 한 말이다. 즉 자신이 대선에서 바이든과 싸울 때 지지해 준 것처럼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2024년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사람들 가운데 그의 정책에 실망한 상당수 사람들이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거나 민주당 후보로 선택지를 바꾸려 하고 있다.

40대 중반 이후인 X세대나 그보다 나이가 많은 베이비붐 세대로 구성된 장노년층 유권자, 백인 저학력 복음주의 개신교도로 구성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 지지층은 여전히 트럼프를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통칭 ‘미온적 우파(reluctant right)’라고 불리는 과거 트럼프 지지자들은 마가의 핵심 지지층에 비해 투표 열기가 상당히 낮다. 이들은 공화당 지지 경향을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무당파 유권자들로서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으나 2기 임기 출범 이후 그에게 꽤 실망한 사람들이다. 여기에 더해 온건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일부도 2024년의 트럼프 연합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 터커 칼슨은 미국-이란 전쟁을 계기로 트럼프 비판으로 돌아섰다. 뉴시스

그리고 마가 핵심 지지층 가운데 엘리트의 분열도 목격되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엡스타인 파일 문제로 트럼프에 저항하다가 그에 의해 정치적으로 파문당한 마저리 그린 하원의원과 미국-이란 전쟁을 계기로 트럼프 비판으로 돌아선 폭스뉴스 앵커 출신 터커 칼슨 같은 인물이다. 이들은 트럼프가 대선 당시 공약과 달리 엡스타인 파일 공개에 미온적이었고 마가 대원칙인 미국 우선주의를 파기했다고 보고 트럼프를 비난하면서 마가 진영의 균열을 불러왔다.

전체적으로 볼 때 백인 저학력 복음주의자들을 중심으로 한 마가의 핵심 지지층은 변함 없이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고 선거 참여 의사도 높다. 하지만 2024년 대선 당시의 트럼프 연합 가운데 일부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과거와 같은 열정과 지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지지율 하락과 이에 따른 공화당의 불리한 선거 전망은 이러한 선거연합의 균열에 기인하는 셈이다.

만약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의 국정 운영에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경우 관세, 미국-이란 전쟁, 이민정책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정책뿐 아니라 트럼프 일가의 불투명한 기업활동과 투자 행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 예산에서도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지를 반영한 세출안을 편성할 것이고, 백악관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상당한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 게다가 민주당이 만약 상원까지 탈환한다면 인사청문회를 통해 대통령 인사권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로 볼 때 이러한 민주당의 압박이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트럼프는 행정부 특권을 주장하면서 의회가 요구하는 정보제공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행정명령이나 비상 권한 등을 활용해 민주당 우위의 의회를 우회하면서 남은 임기 동안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예산 역시 협상의 교착상태를 민주당 의회 책임으로 돌리면서 독자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각종 조치에 대해 민주당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겠으나, 그러한 소송은 대통령 임기 내에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보수적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려 종결될 수도 있다.

양대 정당이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민주주의의 기본 규범이 상당히 손상된 정치 환경에서, 그리고 제왕적으로 군림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이 된다고 해도 미국 정치가 정상궤도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은 과제로 보인다.

출처: 신동아 https://n.news.naver.com/article/262/0000019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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