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미국 생산 철강, 스페이스X 로켓에 공급하고 싶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미국 제철소에서 생산할 철강을 자동차 회사뿐만 아니라 스페이스X 같은 로켓 회사에도 공급하고 싶다는 구상을 밝혔다. 우주항공용 강재는 극한의 온도와 압력을 견뎌야해 높은 수준의 소재 기술이 필요하다. 미국 제철소에서 생산할 철강의 품질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4일(현지 시각)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도널슨빌시(市)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HYUNDAI-POSCO Louisiana Steel)’ 기공식에 참석해 취재진에게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4일(현지 시각)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도널슨빌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HYUNDAI-POSCO Louisiana Steel)’ 기공식에 참석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HPLS는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미국에서 함께 건설하는 전기로 제철소다. 현대차그룹이 지분 80%(현대제철 50%·현대차 15%·기아 20%), 포스코그룹이 지분 20%를 투자했다.
HPLS의 가장 큰 역할은 현대차·기아의 미국 자동차 공장에서 사용할 강재를 공급하는 것이다. 자동차 차체에 쓰이는 주요 소재인 강판을 미국에서 직접 만들어 쓰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HPLS 연간 생산능력 270만톤 중 180만톤을 자동차 강판으로 생산하고, 이 가운데 약 44%인 80만톤을 현대차·기아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HPLS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로로 만드는 자동차 강판의 성능 한계를 넘기 위해 전기로에 제강 원료인 직접환원철(DRI,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해 고체 상태의 철로 만드는 것)을 결합한다는 것이다. 전기로의 원료인 고철보다 불순물이 적은 DRI를 섞는 방식을 통해 고로로 만드는 자동차용 고급 강판재 수준으로 품질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직접환원철 생산 설비(DRP)는 천연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 공정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4일(현지 시각) 미국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도널슨빌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YUNDAI-POSCO Louisiana Steel)' 기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전기로를 한 이유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고로 대비) 70% 낮춰 저탄소강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인데, HPLS 제철소는 전기로에 직접환원철(DRI)을 같이 넣는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고 있다”며 “도전을 해서 성공하면 또 다른 데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자동차 강판 외에 HPLS 제품의 활용 범위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로켓 등을 꼽았다. 정 회장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강이 당연히 아틀라스에 적용돼야 한다”며 “스페이스X나 이런 로켓에도 저희가 철강을 공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HPLS 전기로 제철소 설립은 정 회장이 지난해 3월 백악관에서 발표한 당시 21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핵심 사업이다. 정 회장은 “미국은 현재 수입에 의존하는 고부가가치 특수강, 즉 저탄소강을 이곳에서 살 수 있게 되고, 저희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품질을 더 좋게 하기 위해 저탄소강, 고부가가치강을 생산해서 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제철소 설립은) 양쪽에 다 좋은 면이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관세 때문에 대미 투자 결정를 내린 것은 아니었다고도 했다. 정 회장은 철강 현지 생산을 통한 관세 부담 절감 효과를 어느 수준으로 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금액으로 환산하기는 어렵다”며 “관세는 지금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관세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고 단지 더 좋은 철강 제품을 이곳에서 생산을 해서 차량의 품질을 올리는 데 중점을 두려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