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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北 IT 인력 국내 위장 취업 첫 정황… ‘빙산의 일각’ 아닌지

[사설]北 IT 인력 국내 위장 취업 첫 정황… ‘빙산의 일각’ 아닌지

북한 정보기술(IT) 인력이 국내 민간기업에 위장 취업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수사당국이 북한 IT 인력의 국내 취업 의혹을 찾아낸 첫 사례다. 경찰청 안보수사국은 이 인력이 신분 위장과 명의 도용을 통해 국내 기업에 취업했음을 인지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해당 인력은 이 기업에서 개발 업무를 맡았다고 한다.

주로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서 활동해 왔던 북한의 ‘해외 취업’ 부대가 국내에 잠입한 것이 맞다면 충격적인 사실이다. 국가 안보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 IT 인력이 위험을 무릅쓰고 몰래 국내로 들어온 것은 단순한 ‘외화벌이’에 그치는 게 아닐 수 있다. 수사당국은 해당 기업은 물론이고 업무와 연관된 다른 기업이나 기관으로부터 핵심 기술과 국가 기밀 등을 탈취하려 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또 공범이나 지원 조직, 다른 위장 취업자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이른바 ‘IT 전사 파견’은 갈수록 대담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달 중순 미 연방수사국(FBI)은 텍사스주에서 북한 IT 인력의 주거지 40여 곳을 수색해 무단 침투용으로 쓰인 노트북과 주변장치 187대를 압수했다. 작년 6월에는 이런 북한의 ‘노트북 농장’을 16개 주에서 29곳이나 적발했다고 미 법무부가 밝히기도 했다. 이뿐인가. 현지 정보당국은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에 북한 IT 인력 수천 명이 위장 취업해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도로 훈련된 북한의 IT 전문가들이 적대국 한복판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 위장 취업 의혹 역시도 ‘빙산의 일각’이 겨우 드러난 것일 수 있다.

게다가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북한 인력들의 수법은 최근 더 교묘해지고 있다. ‘AI 비서’의 도움을 받아 위장 취업 성공률을 높이고, 비대면으로 근무하는 개발자들의 언어 장벽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재스퍼 슬릿’이라 불리는 북한 연계 조직은 AI로 민간 기업 채용 공고를 대량으로 분석하고 맞춤형 이력서를 만들어 빅테크들이 ‘경계령’까지 내렸다고 한다. AI로 무장한 북한 해커들 역시 고도화된 공격을 무차별로 쏟아낼 수 있게 됐다. 이런 사이버 위협에 과연 우리 정부와 공공기관, 그리고 민간 기업들이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출처: 동아일보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757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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