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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0세라더니”…500만명, 평균 49세에 이미 짐 쌌다 [숫자 뒤의 진실]

“정년 60세라더니”…500만명, 평균 49세에 이미 짐 쌌다 [숫자 뒤의 진실]

주된 일자리 이탈 500만명…법정 정년보다 11년 빨라

비자발적 퇴직 40.1% 달해…정년퇴직은 9.0%에 그쳐

60대 임시·일용직 37.1% 급증…정규직 44.2%로 하락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55~64세 가운데 생애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떠난 이들의 평균 이탈 연령은 49.0세로 나타났다. 클립아트코리아

법으로 정한 정년의 하한은 60세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가장 오래 다닌 직장을 떠나는 시점은 이보다 한참 빨랐다.

국가데이터처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를 보면, 55~64세 가운데 취업 경험이 있는 828만2000명 중 500만2000명이 생애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이미 떠난 상태였다. 10명 중 6명꼴이다.

이들이 그 일자리를 그만둔 평균 연령은 49.0세. 법정 정년 60세와 비교하면 11년이나 이르다. 이 수치는 현재 55~64세 가운데 생애 가장 오래 일한 직장을 이미 그만둔 사람들의 퇴직 연령을 평균 낸 값이다.

이는 법정 정년과 사람들이 실제로 경험하는 ‘주된 일자리’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음을 보여준다.

◆정년 60세인데, 500만명은 49세에 떠났다

고령자고용법은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사업장이 있더라도 법적으로는 60세로 정한 것으로 간주한다.

법정 정년이 있다고 해서 모든 근로자가 60세까지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폐업이나 해고, 권고사직은 물론 건강 문제나 가족 돌봄, 자발적 퇴직까지 여러 이유로 그전에 회사를 떠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지금도 일하고 있는 사람은 328만명, 39.6%였다. 나머지 500만2000명, 60.4%는 이미 그 일자리를 그만뒀다.

이탈 당시 평균 연령은 49.0세. 남성은 51.3세, 여성은 47.0세로 여성이 4.3년 더 일찍 떠났다. 이 연령대 취업경험자가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일한 기간은 평균 15년10.8개월이었다. 남성은 19년5.4개월, 여성은 12년3.5개월이었다.

조사 범위를 55~79세 전체로 넓히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이 경우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떠난 평균 연령은 53.0세로, 55~64세만 봤을 때의 49.0세보다 4년 늦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전체 고령층 통계의 대표 수치는 53.0세다. 조사 대상을 어느 연령대까지 포함하느냐에 따라 평균 퇴직 연령도 달라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인구변화 대응 사회보장정책 성과분석을 위한 수요 측면 지표 연구’도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통계를 인용해 55~64세가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평균 연령을 49.4세로 제시했다. 연구진이 원자료를 연령별로 다시 분석한 결과는 55~59세 46.6세, 60~64세 51.6세였다.

◆사업부진·구조조정 40%…정년퇴직은 9%뿐

왜 가장 오래 일한 직장을 떠났을까. 이탈 이유 가운데 가장 컸던 건 ‘사업부진·조업중단·휴폐업’으로 28.4%였다.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 11.7%까지 더하면 40.1%다. 열 명 중 넷은 사업이나 고용 사정 때문에 회사를 나온 셈이다.

이를 모두 ‘해고’로 단정할 수는 없다. 사업부진·휴폐업 항목에는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의 폐업도 포함돼 있다.

건강 문제로 그만뒀다는 응답도 18.3%나 됐다. 가족 돌봄 때문에 떠난 경우가 16.7%,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 경우는 9.0%에 그쳤다.

성별로 보면 이유가 꽤 갈린다. 남성은 ‘사업부진·조업중단·휴폐업’이 33.0%로 압도적이었다. 여성은 ‘가족을 돌보기 위해’가 28.6%로 1위였다. 정년퇴직 비중도 남성 13.6%, 여성 5.0%로 차이가 컸다.

정년퇴직 비중이 9.0%라고 해서 나머지 91%가 모두 법정 정년을 채우지 못한 것은 아니다. 이 조사는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를 묻는 통계로, 개인별 정년 도달 여부를 확인한 자료와는 성격이 다르다.

◆60대 들어서면 일자리 질도 확 달라진다

주된 일자리를 떠난 뒤의 행로는 어떨까. 이번 조사만으로 500만2000명이 이후 어떤 일자리로 옮겼는지까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별도로 분석한 연령대별 고용 형태를 보면, 50대 후반부터 노동시장의 풍경이 확 바뀌는 흐름은 뚜렷하다.

2024년 임금근로자 중 임시·일용직 비율은 50~54세 18.9%였다가 55~59세 24.8%, 60~64세 37.1%로 뛰었다. 50대 초반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정규직 비중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50~54세 69.2%에서 55~59세 62.9%, 60~64세 44.2%까지 떨어졌다.

직종도 바뀐다. 단순노무직 비중은 50~54세 약 12%에서 55~59세 약 14%, 60~64세 약 20%, 65~69세 약 26%로 나이가 들수록 계속 커졌다.

50대 후반 이후에도 일을 이어가지만, 이전과 같은 성격의 일자리에서 계속 일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뜻이다.

◆취업자는 늘었지만, 일자리의 질은 달랐다

고령층 취업자 수 자체는 늘고 있다. 2026년 5월 55~79세 취업자는 1012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4만5000명 늘었다. 200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고용률은 59.5%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숫자만 보면 고령층 노동시장은 확실히 커지고 있다. 하지만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것과 한 직장에서 오랜 경력을 이어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60~64세 임금근로자 중 임시·일용직 비중은 37.1%에 달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55~64세 취업경험자 가운데 500만2000명은 생애 가장 오래 일한 직장을 이미 떠났고, 평균 퇴직 연령은 49세였다. 법정 정년 60세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현실이다.

중장년 고용은 단순한 취업자 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가장 오래 일한 직장을 언제, 왜 떠났고 이후 어떤 형태의 일자리로 이동했는지까지 봐야 고용의 실상이 드러난다.

출처: 세계일보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4156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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